매일신문

당뇨. 혈압과 만성신부전

만성신부전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병에 속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투석과 이식을 받은 환자 수는 4만 4천여 명. 콩팥기능이 떨어져 있으나 투석이나 이식을 받지 않은 환자를 합치면 국내에서만 약 170만~180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부종과 고혈압, 피로감과 식욕부진 등 만성신부전의 증상들로 고통 받고 있는 셈이다.

만성신부전의 원인이 되는 1차적인 질병과 콩팥과의 관계를 짚어본다.

◆모든 당뇨병은 다 만성신부전이 생기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당뇨병의 1/3에서 만성신부전이 나타난다. 특히 당뇨병에 의한 만성신부전이 있는 가족에서 더 많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당뇨병은 관리를 잘 하면 신부전의 발생빈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혈당의 철저한 조절은 보통 당화혈색소 수피를 6.5~7%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고혈압은 당뇨병이 있는 경우 수축기 혈압 130mmHg, 이완기 혈압 80mmHg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당뇨에서 만성신부전을 예견할 수는 없는가

가능하다. 모든 질환이 그러하듯 당뇨가 콩팥에 무리를 주고 있다는 징후는 미리 나타난다. 가까운 병원에서 '미세 알부민뇨'라는 검사를 받아보면 안다. 이 검사는 콩팥에서 아주 미세한 양의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어나오는 것을 측정하는 것으로 미세 알부민뇨가 양성이면 당뇨 때문에 콩팥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혈압은 콩팥에서 시작된다"는 말은 맞나

그렇다. 본태성 고혈압은 콩팥에서 시작한다. 특별한 원인 없이 시작되는 본태성 고혈압은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본태성 고혈압 환자의 콩팥에는 태어 날 때부터 정상인보다 적은 수의 네프론(콩팥에서 피를 거르는 기본단위)이 존재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네프론의 수가 적기 때문에 많은 양의 수분과 염분을 배출 시킬 수가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신장이식을 할 때도 고혈압 환자의 콩팥을 이식하면 고혈압이 생기고 정상혈압의 콩팥을 이식하면 혈압도 정상이 된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들의 경우도 네프론의 수가 적어 나중에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은 콩팥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조절하지 않은 고혈압은 수년간에 걸쳐 콩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혈압이 높으면 콩팥으로 가는 혈관이 스트레스를 받아 좁아진다. 혈관이 좁아지면 콩팥은 피의 공급이 줄어들어 나빠지기 시작한다. 처음엔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서 콩팥기능에 이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인체에 미치는 영향

만성신부전이 생기면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는 기능이 떨어진다. 피에 노폐물이 쌓이기 때문이다. 기초 대사량도 줄어들면서 몸은 차가워지고 세포의 에너지 생성량도 줄어든다. 따라서 힘이 없어지고 입맛이 떨어지며 속이 편하지 않게 된다. 몸도 붓는다. 심한 경우 허파에 물이 차서 호흡곤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또 콩팥이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인 조혈 호르몬을 만드는 기능도 시들해져 빈혈이 생긴다. 이 때문에 몸은 한층 더 어지럽고 힘이 없어진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거의 모든 신체기능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 만성신부전인 것이다.

도움말.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용림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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