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자열풍(漢字熱風)'…입시비중 커지자 방문과외까지

지도자 양성과정도 인기

논술 비중이 높은 교육정책으로 어린이들의 한자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4일 대구 수성구 한 한자교습소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교사의 지도에 따라 한자를 배우고 있다. 이채근기자mincho@msnet.co.kr
논술 비중이 높은 교육정책으로 어린이들의 한자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4일 대구 수성구 한 한자교습소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교사의 지도에 따라 한자를 배우고 있다. 이채근기자mincho@msnet.co.kr

외국계 항공사 직원 이진환(47) 씨는 두 달 전부터 초등학교 6년, 2년생인 두 아들에게 한자 공부를 시키고 있다. 학년 수준에 맞는 월 학습지 비용이 10만 원이 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교사가 방문, 실력 평가까지 해주기 때문에 크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최 씨는 "한자 교육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내다가 학부모 모임에 갔다온 아내가 다른 집 아이들은 한자교습소나 학원에 다니거나 한자 과외까지 받는다며 걱정해 시작하게 됐다."며 "영어와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한자 실력을 키워 놓으면 앞으로 논술을 할 때에도 한자성어를 섞어 유식을 뽐낼 수도 있고 한자문화권이기 때문에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자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최근 논술 비중을 높이고 있는 교육 정책에다 입시 및 입사 시험에서도 한국어능력시험 등 각종 국어시험 비중이 덩달아 높아지면서 한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

학부모 이모(42·여·수성구 범물동) 씨는 올여름방학 때 초교 4년생인 자녀를 2주간 일정으로 한 국립공원에서 열리는 한자예절교육캠프에 보내기로 했다. 효나 전통차례 예절뿐 아니라 생활 한자, 서예 등도 함께 배울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 이 씨는 "또래 아이들과 조를 맞춰 약 2주 동안 합숙을 하며 한자를 공부하는데, 경험있는 학부모가 적극 추천했다."며 "캠프 이후 한자에 매력을 느껴 한자능력시험 2급 자격증을 따는가 하면 한글을 한자로 바로 옮기는 등 실력이 날로 좋아졌다고 자랑해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도 한자 배우기 바람이 일긴 마찬가지. 방학을 이용해 '한자 천자문 완성' '한자능력시험 자격증 준비반' 등 교습소, 학원 등의 커리큘럼이 늘고 있는 것. 대구 수성구의 한 한자교습소 강사는 "한자의 기본 생성 원리를 만화나 그림을 통해 가르치면 어휘력이 늘고 잘 잊지도 않아 논술, 작문 등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 때문에 '쉽게 배우는 한자' '연상 기법' 등을 내세워 수강생을 모으는 학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자를 직접 가르치기 위해 지도자 양성 과정을 수강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다. 한자문화원 대구교육센터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한자지도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수강생이 100명에 이른다. 이곳 관계자는 "한자를 배우면 어휘력이 늘고 상상력도 풍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일부 학부모나 전직 학습지 방문교사 등 많은 수강생이 한자지도자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공부방을 만들거나 교습소를 개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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