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일현의 교육프리즘)방학과 언어영역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언어영역이 지난해 수능시험과 평소 모의고사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되었다. 다른 과목은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성적이 올라가는데 언어영역만은 아무리 학원에 다니고 과외를 받아도 별로 효과가 없다는 점이 학부모나 수험생의 공통된 고민거리이다. 언어와 논술 관련 학원들은 언어영역이 가진 이런 문제점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그 어떤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검증되지 않은 온갖 학습법이 나타나 학부모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최상의 해결책은 독서이다. 철학이나 논리 관련 책보다는 시집이나 전기, 소설과 같은 작품을 많이 읽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언어 영역이나 논술에서 고득점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민한 언어 감각을 가져야 한다. 언어 감각은 논리보다는 어린 시절 책이 주는 감동을 통해 배양된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 방학 동안 체계적으로 독서를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방학처럼 여유가 있을 때 온 가족이 함께 박물관이나 유적지 같은 곳을 방문하며 현장감 있으면서도 살아있는 지식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서습관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책은 천천히 읽어야 이해도가 높아지고 그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적정 속도를 유지할 때 문장과 문장의 유기적인 관계가 제대로 파악되고 그 글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나 정서가 더 잘 느껴진다. 현행 언어영역 시험은 수험생의 언어 감각과 직관력에 바탕한 작품 감상능력을 중시하는 문항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다. 지문을 적정 속도로 읽어 내려갈 때 그 전체 내용과 정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평소 교과서를 공부할 때 한 과 전체를 몇 차례 빠른 속도로 통독하고 사전을 통해 잘 모르는 어휘를 찾아본 후에 글의 짜임새나 어휘 등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문장을 쪼개나가면서 분석적으로 독서를 하면 책읽기의 재미가 반감될 뿐만 아니라 이해력도 떨어지게 된다. 문제풀이 속도가 느린 학생들은 지문을 평소보다 조금 빨리 읽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적정 속도로 읽어 나갈 때, 다른 잡생각이 스며들 여지가 없어 앞뒤 연결이 더 순조롭게 진행된다.

극도로 긴장하거나 불안한 마음 상태에서는 글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고 머리만 어지러울 수 있다. 특히 예상보다 어렵다고 느껴질 때 위축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더욱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부딪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지문을 읽으면 내용 파악이 더 잘 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판단력을 스스로 신뢰하는 자세를 가지면 정답을 찾을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언어영역과 논술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방학 동안 독서삼매에 빠져보자.

(교육평론가, 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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