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공단의 한 자동차부품 회사에 근무하는 서모(34) 씨는 최근 여름휴가를 3일 이내로 하라는 회사방침에 힘이 빠졌다. 이 회사는 직원이 63명이어서 이번 달부터 주40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사업장. 이에 따라 사장은 토요일에 직원 휴무나 특별 수당을 지급한 데 따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지난해 5일이던 여름휴가를 줄였다.
더구나 지난해 25만 원이던 휴가비도 올해 15만 원으로 깎였다. 서 씨는 "주 40시간 근무제 때문에 앞으로는 연월차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것 같은데 그나마 기대했던 여름휴가까지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올해는 지역 제조업체 근로자들의 여름휴가 사정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전망이다.
대구경영자총협회가 지역의 152개 업체를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휴가 일수를 3일간 계획하고 있는 업체가 전체의 47.9%로 지난해(36.1%)보다 11.8%p 늘었다. 반면 4일이나 5일 동안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30.1%와 17.8%로 지난해보다 각각 3.6%p, 1.5%p씩 감소했다. 또 지난해 2.4%를 차지했던 '7일 휴가'는 올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여름휴가비를 지급하겠다는 업체도 전체의 64.4%로 지난해 72.3%보다 7.9%p 줄었다. 휴가기간은 이번 달 3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갖겠다는 업체가 76.7%를 차지했다.
대구경총은 올해 여름휴가 일수가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은 이번 달부터 주40시간 근무제의 적용범위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돼 근로자의 휴일 수가 많아진데다 연월차휴가를 여름휴가로 대체 사용하는 업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덕화 대구경총 노사대책팀 팀장은 "고유가, 원화 환율 하락 등 수출 마진이 한계 상황에 이르면서 휴가비 지급업체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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