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대구 북구 구암동 운암지 수변공원. 지난달 22일부터 물고기들이 떼죽음당하고 있는 이곳에는 이날도 성인 손바닥만한 물고기 5, 6마리가 수면 위에 죽은 채 둥둥 떠 있었다. 못에 있는 연꽃과 풀더미 사이에도 물고기 사체가 보였고, 수변 가장자리에는 음료수 캔과 과자봉지, 각종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주민 이옥자(55·여) 씨는 "얼마 전 비가 와서 덜해졌지만 그 전엔 비린내가 날 정도로 물고기들이 죽어 떠올랐다."며 "공원으로 만든 것은 좋은데 해마다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운암지 수변공원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 북구청이 운암지 물고기 집단폐사와 관련해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분석을 의뢰한 결과, 운암지가 수질 최하위 등급으로 나타났고, 이는 공원만 조성했을 뿐 이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수질의 생활환경보호기준 7개(1A, 1B, 2, 3, 4, 5, 6등급)등급 중 운암지는 6등급(매우 나쁨)인 '최악'으로 분류됐고, 심각한 '부영양화'와 '물고기 개체 포화'까지 맞물려 물고기 집단 폐사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운암지는 호숫물 기준 부유물질 농도가 기준등급(4등급)인 15㎎/ℓ의 2배 이상인 30㎎/ℓ로 나왔으며 클로로필A 지수도 기준인 70을 4배 이상 초과한 300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작은 저수지에 비해 물고기 개체 수가 과다하게 늘어난데다 가뭄으로 저수량이 대폭 줄었고 주민들의 물고기 방생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안정임 연구원은 "최근 고온에다 가뭄이 이어지는 등 이상기후로 고여있는 저수지가 심하게 오염돼 물고기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암지 수질 개선과 관련한 대책은 전혀 없는 상태다. 북구청은 운암지의 적정 개체수를 1천여 마리 안팎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2만 마리 이상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블루길 등 외래어종의 이상번식으로 심각한 생태계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부영양화를 정상화하기까지 수년이 걸리고 과포화상태인 물고기 개체 수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 게다가 운암지의 경우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빼는 시설이 없으며 구청에서 고용한 일용직원 1명이 공원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부영양화 해결을 위해서는 운암지 바닥을 몽땅 걷어낼 필요가 있지만 10억 원 가까운 사업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운암지 수변공원은 1997년 7억 5천여만 원을 들여 1만 7천962㎡(운암지 1만 6천130㎡)에 벤치 등 각종 시설물과 28종 7천934그루의 수목을 심어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됐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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