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文化재단'설립 구체 계획 있는가

과연 설립되기는 할까. 노파심일지 모르지만 요즘 대구시의 '대구문화재단'설립 행보를 보면 왠지 불안하다. 김범일 대구시장의 公約(공약)인 대구문화재단 설립이 대구 市政(시정)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면서 시장 취임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선거때 김 시장은 지방문화예술진흥기금 42억 원과 U대회 잉여금 300억 원 등으로 2015년까지 1천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대구문화재단을 설립하고, 기금 이자 수익으로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아무 것도 없다.

김 시장은 신년 대구시 문화정책을 언급하면서 6월까지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조례안 제정, 올해 말까지 재단 설립 계획 등을 밝힌 바 있다. 財源(재원) 마련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계획이 자꾸 틀어지고 밀려 걱정스럽다. 최근 대구시는 올해 말까지 문화재단 관련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라고 말을 바꿨다. 재단 설립은 일러도 내년으로 밀려났다. 재원의 규모도 쪼그라들고 있다. U대회 잉여금 출연 규모는 150억 원대로 줄었고, 그나마 체육계의 반발이 예상돼 결과가 불투명하다. 설사 문화진흥기금을 합쳐 192억 원의 기금이 확보된다해도 그 이자 수익만으로는 제대로된 지원사업을 벌이기 힘들다. 게다가 지역의 경제 상황을 볼 때 과연 1천억 원 기금을 조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재원 마련에 골치 아플 대구시의 입장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시장의 공약은 시민과의 약속이다. 김 시장은 대구문화재단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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