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도심 공동화 '위험수위'

부도심 개발 붐 타고 인동지역으로 상권 몰려

▲ 중앙시장 번영회 관계자, 시의원, 공무원, 주민들이 원평·원남동 역세권 상권 활성화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 중앙시장 번영회 관계자, 시의원, 공무원, 주민들이 원평·원남동 역세권 상권 활성화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구미의 심장부인 구미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수년 전부터 부도심권 발전이 가속화된 탓이다.

그동안 구미역을 중심으로 한 원평동 일대는 구미지역이 발전하는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구미공단이 4공단까지 확장되면서 2~4공단이 들어선 인동지역이 구미의 최대 신도심지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원평·원남동 주민들과 상인들은 도심상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부도심권 개발 가속화

인동을 시작으로 한 구미지역 부도심권은 대단위 주거지역 형성을 토대로 구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4공단 주변의 옥계지구(인동권역)가 새로운 주거타운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수십 년간 개발이 제한됐던 상모·사곡지구도 급속한 발전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형성된 형곡동 일대는 물론 10여 년 전부터 봉곡동 일대도 구미 북부권역의 새로운 주거타운으로 성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구미역 주변의 상권이탈 현상도 자연스럽게 번지고 있다.

◆도심중심가 공동화 현상

구미의 최대 규모 중심학교였던 구미초교가 매년 급격한 학생 감소추세를 보이며 폐교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구미초교는 30여 년 전 전교생이 3천여 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고작 408명뿐이다. 한 학년에 20여 명씩 겨우 2반 정도만 편성할 정도로 농촌의 소규모 학교로 전락한 것. 12년째 학교앞 문방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매년 한반씩 줄고 있다. 학교 주변에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신도심지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원평·원남동 일대 1번로·문화로·중앙시장의 상인들도 "상권이 파탄 지경에 달했다."고 아우성이다. 상가 800여 개가 몰려 있는 1번로와 문화로 상인들은 매출이 크게 줄었고, 구미 최대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은 점포 30% 정도가 비어 있을 정도로 불황을 겪고 있다. 구미공단 제조업체들의 잇따른 휴·폐업, 구조조정에 따른 감원 등 여파로 경기 부진이 심각한데다 시의 무관심, 대형 소매점까지 가세해 상권은 파국 상황에 직면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역세권 상권 활성화를 위한 논의

지난 5일 구미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구미역앞 중심가인 1번로·문화로·중앙시장 번영회 관계자를 비롯해 시의원, 공무원,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평·원남동 역세권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선 것.

시내 중심도로가 복잡하고 주차 여건이 나빠 상가 및 재래시장을 찾기 힘든 점, 대형 소매점의 잇따른 입주, 시의 무관심 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재상 문화로 발전협의회장은 "시의 무관심으로 상가 일대에는 탈·불법이 판치고, 매출은 15년 전이나 비슷한데 점포 세·직원 급여·세금 등은 10배 정도 올라 가게 경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장용웅 중앙시장 번영회장은 "중앙시장 점포 200개 중 60여 개가 영업난으로 비어 있고, 시장 주변 500여 상가도 심각한 영업 부진을 겪고 있다."며 "상인들도 혁신하겠지만 시와 주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구미·이홍섭 hslee@msnet.co.kr 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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