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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가 지수 2000시대의 明暗과 과제

코스피(KOSPI) 지수가 어제 장중 한때 2000을 돌파했다. '꿈의 지수'였던 2000 시대가 열린 것이다. 외환위기 직후 280까지 곤두박질쳤던 주가 지수가 10년 만에 2000고지를 넘나든다는 것은 우리 증시가 자본시장의 중심축이 됐음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가 오랜 저평가에서 벗어나 양적 성장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완전한 지수 2000시대를 이어가려면 질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의 주가지수 상승은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이 개선된 때문이지만 '돈의 힘'이 절대적이다. 대통령과 증권사 사장들까지 나서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경고까지 했으나 상승장세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주식형 펀드 잔액이 7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데다 하반기 경기호전 기대감과 아시아 시장의 동반 오름세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은행 예금과 채권에서 주식으로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나면서 코스피 시장은 2000 포인트 돌파를 시도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시장 주도권을 높여가고 있는 투신권의 외면 등으로 여전히 비실대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몰려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은 12조5천억 원이 넘는 반면 직간접 주식투자 자금은 무려 30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도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시가총액 1천 조 원과 코스피 지수 2000 시대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위해선 투자자 보호와 금융기법의 선진화, 대형 투자은행 육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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