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되면서 휴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휴가는 일상의 지겨움을 벗어 버리고 삶과 영혼에 자유를 불어넣는 소중한 시간이다. 일년에 한 번 찾아 오는 귀한 존재인 만큼 무작정 쉬기보다 자기 충전의 계기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행 배낭 한쪽에 책 한권을 넣어 두는 것은 어떨까. 휴가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괴물딴지 미스터리 사전스페셜/유상현 지음/해냄출판사 펴냄
풀리지 않는 역사 속 수수께끼, 오싹하고 괴이한 공포 이야기, 지구인을 납치하는 외계인, 지구를 통제하는 비밀조직, 상식을 뒤엎는 엽기 미스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121가지 읽을 거리가 소개돼 있다.
미국 1달러 지폐 뒷면에는 피라미드 문양이 있다. 허공에 떠 있는 작은 피라미드에는 이집트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모든 것을 보는 눈'이 그려져 있다. 일부 음모론자들은 이것을 세계적 비밀조직인 '일루미나티'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실체가 공개되지 않은 범세계적 절대 권력을 가진 그림자 정부로 세계 단일 정부를 지향하는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 투엔문 고속국도는 교통사고가 빈번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이곳에서 발생한 사고의 대부분은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는 바람에 급히 핸들을 꺾다 발생했다는 것. 실제로 투엔문 고속국도에서 귀신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괴현상은 1978년 한 처녀가 뺑소니차에 치여 숨지는 사건 이후 시작됐다.
책에는 사탄의 성경 코덱스 기가스, 귀신 붙은 어릿광대 인형, 맨인블랙의 실체, 피타고라스 신봉 비밀결사조직, 꿈을 통해 미래를 예언하는 크리스 로빈슨 등의 이야기와 함께 독자들이 체험한 미스터리 5편이 실려 있다. 400쪽, 1만 2천 원.
▨악마의 위트 사전/앰브로즈 비어스 지음/정예원 옮김/함께 북스 펴냄
사회 비판과 통렬한 풍자를 담고 있는 재미 있는 판타지 우화집이다. 남북전쟁의 갈등을 겪고 있던 미국 사회에서 저자의 글은 국민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공직에 나선 남자가 번개에게 추월당했다. 번개가 그의 옆을 지나쳐 가며 말했다. 봤죠? 내가 당신보다 훨씬 빠르다구요. 공직에 나선 남자가 대답했다. 알아, 하지만 내가 얼마나 더 오래 버티는지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걸'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우화다.
'저녁거리를 찾던 한 정치가가 칠면조 사육장에서 토실토실한 칠면조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는 투명하고 기다란 실에 갈고리를 매달고 옥수수 한 알을 미끼로 칠면조 앞에 늘어뜨렸다. 칠면조가 갈고리를 삼키자 정치가가 뛰기 시작했고 칠면조는 그 뒤를 질질 끌려갔다. 정치가는 뛰어가다 마주친 사람들에게 말했다. 시민 여러분! 보시는 바와 같이 사람이 칠면조를 쫓는 게 아니라 칠면조가 사람을 쫓고 있습니다. 제가 구하지도 않았고 예상치도 못했던 이 훌륭한 저녁 식사감에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정치가들이 시민의 재산을 강탈한 것이 자기 의지가 아니었다고 항변하는 것을 풍자하는 내용이다. 이 밖에 도덕적 윤리는 결코 물질적 욕망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비꼬는 글 등이 독자들에게 씁쓸한 웃음을 전해준다. 310쪽, 9천800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