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작열하는 땡볕 아래에서 몇시간이나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지요.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요.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목표점에 도달한 뒤 자전거에서 내려 그늘에서 쉴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스피드와 쾌감, 그리고 성취감 때문에 자전거를 탑니다."
▶여름 하이킹, 매력 만점!
올해로 하이킹에 입문한지 6년째인 회사원 이성욱(41·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씨. 자전거를 타는 데는 봄과 가을이 적합하지만 여름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킹으로 땀을 발산하며 '여름을 맘껏 즐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집에서 직장이 있는 중구 남산동을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빠르게 달리면 15분, 주위 풍경을 둘러보며 여유를 갖고 자전거를 타면 25~30분 정도가 걸린다.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고 먼거리 여행에 나선다. 도로를 달려 경주나 운문사, 성주를 다녀오기도 하고 대구 인근 야산을 질주하기도 한다. 도로를 달릴 경우엔 하루 100km, 산은 30~40km를 주파한다. 한 달에 자전거로 1천km를 달리는 말 그대로 '하이킹 마니아'다.
"자전거를 탄 이후 무엇보다 건강이 좋아졌어요. 며칠만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릴 정도로 자전거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또 공해를 배출하지않는 자전거를 탄다는 자긍심을 갖게되는 것도 자전거 타기의 매력 가운데 하나이지요."
이 씨가 참가한 '대구하이커즈'의 동호인 수는 1천600여 명. 3년여 전 동호회가 출범한 이후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반 자전거가 아닌 말그대로 하이킹을 즐기는 동호회 회원 수는 대구·경북에서만 3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까지 합하면 그 수가 5천여 명에 달한다.
▶'자전거로 여름을 이긴다'
정재영(35) 씨는 '자전거가 좋아' 10년간 하던 옷가게를 그만두고, 작년에 대구 남구 이천동에서 자전거 전문점을 열었다. "4년 정도 자전거를 탔어요. 대구의 진밭골이나 욱수골, 신천 둔치, 두류공원, 그리고 앞산을 MTB로 달리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듭니다."
특히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에 자전거를 타면 '이열치열'이 된다는 게 정 씨의 얘기다. "자전거는 타는 사람이 페달을 밟아야 간다는 게 매력이지요.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스피드를 즐기다 보면 여름이 저만치 달아납니다." 여름이라도 1주일에 세번 가량 자전거를 타고 있다.
체중이 0.1t을 넘었던 정 씨는 살을 빼기 위해 조깅을 했다. 그러나 관절에 무리가 가 자전거로 선회했다. 지금 그의 체중은 89kg. 자전거 덕분에 10여kg을 줄였다. "자전거를 타면 허리와 관절 등에 매우 좋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탈 수 있다는 것도 자전거의 매력이지요. 의사 선생님들 중에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찍는 대신 자전거를 타세요.'라고 환자들에게 권하는 분들도 많다고 하더군요."
▶'여름을 즐기는' MTB
경륜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민(31) 씨는 전국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인물. 지난 5월 무주에서 열린 '전국산악자전거대회'에서 초급자 베테랑부1에서 우승하는 등 입상 경력이 화려하다. 처음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다 12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요즘은 매일 50~60km 정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산에서 자전거를 타면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지요. 특히 무더운 여름날 땀을 흘리며 어려운 코스를 돌파했을 때 그 성취감은 대단합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여름을 즐긴다.'고 할 수 있는 셈이지요."
대구 수성구 진밭골과 두류공원 등에서 자전거를 타는 이 씨는 무엇보다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타는 데에도 바른 자세가 매우 중요하지요. 그래야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자전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 안전에 유의하는 것도 명심해야지요." 그는 "주변에서 경제적으로 무리를 해가며 비싼 자전거를 구입하는 분들을 적지 않게 본다."며 "고가장비 마련에 치중하기보단 자전거를 타는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하이킹 어디서 어떻게 즐길까?
부제목
내용 ▷하이킹이란 말은 원래 '즐겁게 걷다.'라는 뜻의 켈트어. 처음에는 도보 하이킹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전거 하이킹이 일반화됐다.
▷자전거 하이킹의 가장 큰 장점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줄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심폐기능과 하체 근육 강화, 혈액순환 촉진, 균형감각 증진, 성인병 예방 등에 유익한 전신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킹을 즐기려면 자전거와 헬멧, 장갑, 운동화 등만 갖추면 된다. 자전거 50만 원 가량을 비롯해 8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 자전거는 안장에 앉았을 때 양발 끝이 땅에 닿을 정도의 높이가 적당하다.
▷자전거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지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위험하다. 출발하기 전에 브레이크와 타이어 등은 반드시 살펴야 한다. 특히 장거리 하이킹에 나설 경우는 공구세트나 휴대용 펌프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주행 때도 한눈을 팔거나 지그재그로 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도로를 달릴 때는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이대현기자
다음에 소개하는 5개 하이킹 코스는 대구하이커즈 동호회원뿐만 아니라 다른 동호회도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진밭골~성암산 풀코스 : 진밭골은 도심에서 운동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와 위치를 갖고 있다. 야간에도 크게 위험한 편이 아니어서 많은 MTB 동호인들이 밤 라이딩 장소로 애용하는 곳이다.
▷계명대 뒷산 및 와룡산 코스 : 계명대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 노천강당 윗길을 돌아 언덕을 살짝 올라서면 바로 오른쪽에 임도가 보인다. 평평한 곳이 나오면 오른쪽에 턱을 올라서는 길이 보인다. 이 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남천 임도 : 가창에서 대림생수 건너편 마을 도로를 끝까지 간 후 시멘트길로 난이도가 높은 업힐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1km 정도 올라가면, 산 중턱을 따라 깎아놓은 임도와 멋진 자연풍광이 펼쳐진다.
▷수성유원지~법이산~용지봉 : 도심 가까이 있지만 8km를 자연과 함께 하는 코스다.
▷달서구 대구수목원 근처 길 :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완만한 곳과 업힐이 심한 곳이 혼재되어 있어 재미있다.
(이동엽 대구 하이커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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