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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 전 대통령, 국가원로 체통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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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까만 정치 후배들로부터 '훈계'를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분별 잃은 현실 인식과 정치 개입 때문이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26일 "김 전 대통령은 국가원로로서 체통을 지키고 정치 개입 발언을 그만두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의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은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한 맞대꾸다. 그 이면에는 시답잖은 '노욕'으로 대선에 나선 자신의 앞길을 사사건건 가로막지 말라는 항변이 깔려 있다.

조 의원과 더불어 민주당 대선주자인 신국환 의원의 김 전 대통령 비난은 듣기에 따라 조롱에 가깝다. 그는 지난 23일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정통성을 잃었다"고 하자 "50년 역사의 민주당을 버리고 도로 열린우리당을 택하신 지금이 행복하냐"고 빈정댔다. 또 "다음 총선 때 신안'무안에서 같이 출마해 누가 옳은지 심판을 받자"고 했다. 종전에는 생각도 못할 도발이다. 정치적 경륜과 전직 대통령을 높이 사는 예우는 고사하고 놀림의 대상으로 치이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김 전 대통령은 이 정도 비난에 꿈쩍도 않을 얼굴이다. 그는 지난 14대 대선에서 패배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번복했던 전력이 있다. 또 선거용 정당을 밥 먹듯이 만든 창당 전문가다. 이번에도 막후에서 오로지 반한나라당을 기치로 민주신당 창당을 총지휘하면서 합류를 거부한 민주당을 배신자 취급하고 있다. 정치윤리고 도의고 없다. 잇단 발언에서 나타난 현실 인식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자신의 재임 중 불법적 대북 송금 5억 달러, 국정원의 1천800명 상시 도청이 죄가 아니라고 우긴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전직 대통령이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주어야 할 다음 대선에 끼어든다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다. 국가 체통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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