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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옥입니다] 과욕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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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장자)'의 '列御寇(열어구)'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주평만이라는 사람이 支離益(지리익)이라는 사람에게서 龍(용)을 죽이는 방법을 배웠다. 천금의 가산을 탕진한 끝에 3년 만에 그 기술을 익혔다. 그런데 막상 다 배우고 나니 써먹을 데가 없었다. 오랜 시간과 큰돈, 그간의 노력이 '말짱 도루묵'이 돼버렸다. '屠龍之技(도룡지기:용을 죽이는 기술)'란 애당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걸 배우느라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어리석음을 말한다.

학위 위조에서 발단 된 신정아 돌풍이 벌써 두 달여 우리 사회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신정아-변양균 주연 미스터리 영화에 쏠려 있다. 고구마 줄기 엮이듯 끝도 없이 터져나오는 사건 전개가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하단다. 하긴 이만큼 정치·경제·문화·교육·종교·로맨스 등 온갖 구색을 두루 갖춘 종합세트도 드물 게다.

한마디로 '過慾(과욕)'이 문제다. 영어 통역 아르바이트로 발을 들여놓은 후 일류 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 학예실장, 동국대 교수,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임까지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캔자스대 학·석사, 예일대 박사라는 가짜 명함과 뛰어난 사교술 등이 지렛대 역할을 했다.

언제나 그렇듯 異常(이상) 성장은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인류 최대의 적인 암도 정상세포가 급속한 증식을 계속하는 데서 비롯되지 않는가. 미국 유학 당시 대학 3학년 중퇴로 인한 좌절감, 성공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욕심들이 그녀를 눈멀게 하지 않았나 싶다.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의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이 자꾸만 이 사건에 오버랩된다. 길이 4m의 비단뱀이 욕심스럽게도 1.8m 길이 악어를 통째로 삼켰다가 옆구리가 터져 죽은 별스러운 그 사건.

신 씨는 남들이 10시간 일하는 동안 자신은 20시간 일했을 만큼 혼신의 열정을 쏟았노라고 억울한 듯 토로했다. 덕분에 미술계의 유능하고 똑똑한 인재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데, 그런들 무엇하나. 눈이 뱅뱅 돌 만큼 열심히 일했다지만 결국 거짓말로 사상누각이나 짓는 헛된 기술을 배웠으니 도룡지기 고사의 어리석은 자가 따로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녀의 공이 지대하다. 학력 위조니 거짓말 따위로 속인들 결국은 들통나 패가망신한다는 걸 온 국민에게 단단히 교육시킨 셈이니까.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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