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병원 하얀 병실 속에
하얀 침대 그리고 하얀 이불 속에
하얀 옷을 입고
늘 누워있는 모습이지만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반기시는
외할머니
동생이랑 외할머니 곁에 걸터앉아
"나 누구게요? 할매, 나 누구게?"
외할머니는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 부르시고는
갸우뚱 갸우뚱 하신다.
곰곰이 생각에 빠져있다가도
밥상만 나오면
놀이공원에 온 어린아이 마냥
빙그레 웃으시며 너무 좋아하시며
주위의 우리도 아랑곳없다.
할머니의 밥상은 늘
하얀 상 위에 하얀 그릇 속에
히멀건 죽
그 옆에 놓인
하얀 동치미 국 속에
씹지도 못하는 달랑 무 하나.
나는 늘 하얀 밥상을 받고도
좋아하시는 외할머니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 한 켠이
울적해진다.
알록이 달록이 군침 땡기는
장떡과 메밀묵, 칼국수를
제일 좋아하고 잘 드시던 외할머니
나와 내 동생이랑 같이 밥 먹을 때
김치 쭈욱 찢어
숟가락 위에 얹어 주시던
우리 외할머니
이제 나도 장떡과 칼국수 같은
맛있는 음식 차려 드릴 수 있는데
외할머니는 언제쯤 병을 이겨내고
알록달록 푸짐한 내 밥상을
받으러 오실 수 있을까?
장선미 / 구미여자중학교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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