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溫情노리는 사기 극성, 대책 시급하다

연말 불우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기는 커녕 되레 온정을 가장한 사기, 절도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명의를 도용한 이웃돕기 성금 짝퉁 사이트를 개설해 놓고 이 메일로 성금 접수를 호소하고 있나하면 '사랑의 열매'나 '사랑의 온도계' 를 모방해 올려놓기까지 했다. 심지어 투병생활을 하는 불우 가정의 사진까지 올려놓고 개인 명의의 후원 계좌번호로 성금 접수를 유도하기도 한다니 자칫 속기 십상이다. 보이스 피싱이나 다름없는 교묘한 속임수다.

기증 물품 판매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울산의 '아름다운 가게'경우엔 물품을 훔쳐가는 절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얌체 행위를 막기 위해 폐쇄회로 카메라까지 설치했을까. 이같은 양심불량형 절도 사건이 비단 울산 뿐만이 아니라 전국 타지역의 아름다운 가게에서도 드물지 않은터라 더욱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

이 모두가'이웃사랑'을 내세운 羊頭狗肉(양두구육)식 기만 행위에 다름아니다. 춥고 배고픈 이웃을 생각하며 작은 온기라도 나누고 싶어하는 '선한 사마리아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범죄행위다.

그러지 않아도 경제불황 등의 영향으로 해가 갈수록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사랑의 손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요즘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공신력 있는 복지단체를 사칭한 가짜 사이트의 횡행은 가뜩이나 줄어든 이웃사랑 실천의 분위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아직은 피해 규모가 크지 않고 경찰이 범인을 추적하고 있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고 변동IP 주소를 사용해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다. 유사 사건들을 막기 위한 당국의 근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불우 이웃에 대한 善意(선의)가 상처로 되돌아 가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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