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 해제읍 시장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지원 유세를 시작했다. 선거운동 시작 3일 만이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표의 이 후보 지원유세는 분명 '거리를 둔' 행보였다. 이 후보 입장에선 박 전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나, 박 전 대표로서는 5일 예상되는 'BBK'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지원유세에 앞서 29일 고 육영수 여사 숭모제 직후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박 전 대표는 "BBK는 사실 관계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혀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BBK와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것으로 나와도 유세를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발표를 하면 그것은 그때 보고 또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내용에 따라 유세지속 여부를 다시 생각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29일 입장이 30일 자신의 지원유세에 반영됐다. 박 전 대표는 무안유세에서 이명박 후보와 당이 학수고대했던 '지지'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되찾아 한다."는 취지의 발언만 계속했다. 당원의 도리를 다하는 차원에 지극히 국한된 것.
또 지난해 지방선거 때의 한나라당 돌풍을 몰고온 전사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부드러운 미소'도 예전과는 달라보였다. 무안에서의 박 전 대표 '원칙' 유세는 해남 터미널 앞과 강진 터미널 앞 유세에서도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이 후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정된 12월 1일 경기, 3일 제주, 4일 전북 등지에서의 지원유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지원유세 일정은 박 전 대표의 29일 발언처럼 'BBK' 몫으로 남게 됐다.
한편 이명박 후보 측은 29일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박 전 대표 끌어안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를 안아야 대선가도가 보다 순탄하기 때문. 한나라당은 29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지난 경선 때 박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특보 14명을 선대위 상근 특보로 임명했다. 당 관계자는 특보임명 직후, "이제는 박 전 대표가 완전히 마음을 돌리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이상곤·이종규·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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