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家族친화적인 고용 환경 마련돼야

최근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관련 보고서와 통계청 자료에 나타난 한국 여성의 취업 실태는 여전히 열악하다. 2005년 기준으로 주당 40시간 이상 일하는 여성 근로자의 비중은 77%로 회원국 평균 49%의 1.57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 일하는 시간이 긴 미국(64%)보다 13% 포인트나 높고, 이웃 일본(48%)과는 거의 30% 포인트나 차이 난다.

반면 우리나라 남녀 근로자 간 평균 임금 격차는 OECD 평균의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한국의 취업 여성들은 일하는 시간은 가장 길면서 임금은 남성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말이 된다. 매우 불합리하고 불균형된 고용 환경에 놓여져 있는 셈이다. 이는 여성들의 취업 의욕과 성취감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일터에 나가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가정은 가정대로 돌보기 어려워지고, 직장에서는 일에 대해 열심을 내기가 쉽지 않다. 가사와 자녀양육 등의 어려움 때문에 중도에 일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주당 40시간 이상 일하는 남성 근로자 비중 또한 한국이 87%로 OECD 회원국 중 1위로 나타났다. 남녀 공히 일하는 시간이 가장 길다는 것은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는 현실을 두고 볼 때 가정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는 위협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OECD 보고서도 "한국의 직장은 가족친화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OECD 보고서는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양립'이라는 화두를 다시금 던져준다. 여성 취업률 제고와 질적 향상, 그리고 가족친화적 고용환경 조성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차기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풀어가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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