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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싱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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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우리 사회에서 혼인은 人倫之大事(인륜지대사)였다. 가문의 대 잇기가 무엇보다도 중시됐던 사회에서 혼인은 누구나 마땅히 거쳐야 할 인간의 도리로 여겨졌다. 혼인을 거부하는 자는 자손만대까지 영구히 이어나가야 할 家系(가계)의 맥을 끊는 자요, 조상에게 큰 죄를 짓는 자로서 가족'친지들로부터 멸시받아 마땅한 존재로 인식됐다.

20, 30년 전만 해도 이런 관념이 우리네 의식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멀쩡한 남녀가 獨身(독신)으로 사는 것을 수상쩍어 하거나 입방아에 올리는 일이 흔했다. 애처롭다는 듯 혀를 차는 친'인척들이 적지 않았고, 속이 숯검댕이 된 부모가 자식에게 눈물로 사정하는 모습도 드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아주 먼 옛날에는'이 돼버렸다. '싱글 라이프'가 더 이상 입요깃거리가 안될 만큼 대중적인 트렌드가 됐기 때문이다. 독신자는 애초 결혼하지 않은 순수 독신과 이혼 등으로 독신이 된 세칭 '돌싱(돌아온 싱글)'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기준 1인 가구는 268만 명으로 300만 명이 안 되지만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자, 이혼한 솔로, 싱글맘, 싱글대디 등을 포함하면 전체 독신자 수는 500만~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즘 나홀로族(족)에게 연민을 느낀다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화려한 싱글'이니 '쿨(cool)한 인생'이니 하며 부러워하는 추세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미혼, 이혼, 사별 등으로 인한 독신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3.7%가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독신자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크게 개선됐고, 당사자들 또한 당당하게 살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미혼자의 70.8%, 사별자의 70%가 자기 삶을 당당하게 여기는 반면 이혼자의 53.1%는 '편견을 느낀다'고 답해 대조적이다. 이혼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잔존하는데다 본인들도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독신 천국인 프랑스의 경우 3가구당 1가구, 특히 파리 시내에는 2가구당 1가구꼴로 독신가구라 한다. 변화 속도가 빠른 한국 사회에서도 싱글 라이프가 생활과 의식 전반을 바꿔놓고 있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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