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고기나 탕수육처럼 굽거나 익혀 먹는 요리는 상상할 수 없고 날로 먹는 음식의 종류와 요리법이 발달해 있을 것 같다. 또 화력무기를 사용 못해 전쟁 가능성이 없어지고 산불이 나지 않아 지금보다 산림이 훨씬 울창해지겠다. 하지만 불날 일이 없으니 소방관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을까. 만일 세상에 불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권오석(신암초 5학년)
옛날 사람들은 불을 흙이나 물 같은 하나의 물질로 생각했다. 불에 타는 것이 연소고 이는 산소와 결합하는 화학반응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연소라는 것은 물질이 산소와 결합해 빛과 열 또는 불꽃을 내면서 타는 현상이다.
촛불에 담요를 덮거나 모래를 뿌리면 불이 꺼지고, 아주 가는 형태의 철사인 강철 솜은 잘 타지만 철판은 그렇지 않은 이유는 왜일까. 이는 산소와 관련이 있다. 촛불에 담요를 덮으면 산소가 차단돼 불이 꺼지고 철판은 산소와의 접촉 면적이 너무 작아 잘 타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불이 붙으려면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는 공기 중에 21% 정도 되는 두 번째로 많은 기체다. 석유난로를 켜놓은 방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서다. 산소를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면 불완전 연소가 되고 이때 덜 탄 연료 때문에 냄새가 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완전 연소가 되면 연료가 모두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돼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된다.
화재가 났을 때 흔히 물을 뿌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불이 나서 타려면 산소 외에 타는 물질과 열이 있어야 하고 특히 열은 발화점 이상의 온도여야 한다. 물은 증발과정을 통해 불이 타면서 나오는 열을 빼앗고 물질의 온도를 낮춘다. 연소 물질의 온도는 발화점 이하로 떨어지고, 그래서 불이 꺼지는 것이다.
또 뿌려진 물은 뜨거운 열로 인해 수증기가 되어 불 주위를 둘러싸 공기의 유통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뜨거운 물도 기화열이 높기 때문에 불을 끄는 데는 찬물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 물은 다른 액체들에 비해 불을 끄기에 좋은 특징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물이 불을 끄는 수단으로 모두 유효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알코올램프가 엎질러졌거나 기름으로 인해 불이 났다면 물을 부어서는 안 된다. 물의 밀도가 알코올이나 기름보다 크므로 불이 물 위에 떠서 번지기 때문이다.
겨울이나 봄처럼 날씨가 건조할 때 불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산소의 반응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보다 산소의 반응성이 더 컸다면 세상 곳곳이 툭하면 일어나는 화재로 큰 위험에 처해 있을 것이다. '잘 쓰면 고마운 불, 못 쓰면 무서운 불'이라는 표어는 그래서 딱 맞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중부센터 원장) weiz21@naver.com
▶ 다음 주 문제
2008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며칠 있으면 벌써 1월의 달력을 넘겨야 한다. 올해는 윤년으로 2월은 29일까지다. 만일 같은 하루라도 놀 때와 공부할 때의 하루를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면 어떨까? (문제 풀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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