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구미광역취수장 페놀 검출 파문은 페놀의 낙동강 유입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인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취수원이 있는 하천 과 상수도 관리의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는 발빠른 대응으로 대형사고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페놀 유입의 원인으로 추정된 코오롱유화 김천공장에서 폭발·화재사고가 난 것은 1일 오전 3시10분쯤. 페놀수지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어서 진화 과정에 페놀 유출이 예견됐다. 김천공장에서 소하천인 대광천과 낙동강 지류인 감천을 거쳐 낙동강 합류 지점까지는 24.4km에 불과했지만 김천시가 대광천에 제방을 설치한 것은 4시간쯤 후였다. 다행히 이날 오전 8시30분쯤 하천에 페놀 유입 가능성을 예측한 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이 구미광역취수장에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취수장 상류 3.4km 지점인 구미 고아읍 낙동강 숭선대교에서 채수 및 수질검사를 30분 간격으로 실시했다. 덕분에 2일 오전 5시50분 페놀 검출을 최초로 발견, 취수를 중단하면서 페놀이 섞인 수돗물 공급이란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 2일 구미권관리단에 설치된 상황실에서 꼬박 밤을 샌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은 "1991년 페놀 사고 이후 활성탄 보유, 자체 수질검사소 확보 등 학습효과가 컸다"며 주말 비상 체제를 잘해준 직원들을 격려했다.
긴박한 상황속이었지만 관계기관 협조 시스템은 없었다. 취수원이 있는 하천관리가 이원화된 탓이란 지적도 적잖다. 취수 등 물을 쓰는 곳은 수자원공사인데 하천관리자는 정부나 지자체다. 3일 오전 8시까지 배수지 개폐장치 고장으로 구미시내 고지대 주민 9만여명에게 수돗물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구미 신평배수지 관리 문제를 놓고도 원수를 공급하는 수자원공사와 이를 관리하는 구미시 간에 책임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광역상수도는 수자원공사가, 지방상수도는 지자체가 담당하는 이원화 체제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지자체 수도시설 수탁 운영을 넓혀가는 추세여서 효율적 관리를 위해선 수도사업자 간 통합이 시급하다. 아울러 더 큰 일이 닥치기 전에 대구경북인이 안심할 수 있는 수돗물 관리 대책 및 비상 대응책 마련이 뒷따라야 할 것이다.
사회2부 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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