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오산 정상' 시민 품으로 돌려다오

미군기지에 송전·방송통신탑까지…55년간 출입 통제

구미시민들의 금오산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도립공원인데다 여러가지 역사적 배경까지 가미돼 금오산은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오산 정상부근의 바위가 박정희 대통령 얼굴을 빼닮았는데 박 대통령을 배출한 명산의 정기가 서려있어 그렇다고 믿고 있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런 금오산의 정상 현월봉(해발 976m)이 55년 동안이나 출입 통제돼, 구미시민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한국전쟁직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1953년11월 미군 통신기지(22,480㎡.건물 3동, 철탑 1기, 물탱크 1동)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1991년부터 무인기지로 전환된후에도 여전히 출입을 통제받고 있다.

금오산 정상에는 미군기지 외에도 1977년부터 1996년까지 한전 송전탑 및 방송사 통신탑 등 철탑 4기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철탑 천지가 돼버려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철망이 쳐져 민간인은 접근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구미시민들과 시민단체 등은 오래전부터 군사시설 등을 정리, 금오산 정상을 시민 품으로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미사용 부지 반환 및 미관정비 촉구'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군 측과의 부지반환 협의는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구미시는 2004년 2월 미8군과 국방부에 군사시설(통신기지)관리에 대한 건의를 시작으로 미8군 및 국방부 관계자와 협의를 해오고 있다.

구미시와 미군 측은 2005년 4월부터 협상을 시작, 2006년 2월 3차 협상때 시는 정상부분의 원활한 출입을 위해 건물철거와 비용부담협의까지 진전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4차 협상에서 구미시가 미군 측에 정상 군사시설 설계, 시공, 철거는 미군 측에서 시행하고 비용은 구미시가 부담키로 합의했다. 5차협상은 2007년 12월 6일 예정됐으나 미군 측의 사정으로 불발된후 지금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금오산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박상화 소장은 "미군들의 업무특성상 협상내용의 구체적인 추진과정에 대해 당장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번기회에 미군기지의 완전 철수는 물론 방송통신탑까지 이전하는 등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미'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