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이 속속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그 중 우리나라 4강 외교의 한 축인 주중국 대사는 아직 공석이다. 새 정부의 국제공조 강화 기조에 따른 대외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량감있는 정치인 또는 경험 많은 관료 출신이 그 자리에 맞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13·14대 국회의원과 총무처장관을 지냈고 현재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으로 활발한 민간외교를 펼치고 있는 김한규 전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를 만나 새 정부의 대중 외교 전략을 들어봤다.
"이제 '전면적 협력 동반자관계'에서 '전면적 동반자관계'로 한중 관계를 확대해야 합니다. 중국이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3개국밖에 없습니다."
김한규(68) 21C 한중교류협회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한미 사이에 형성된 역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맹관계를 굳건히 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나 한일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중국 측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한중 수교 16년차인 올해 이 대통령의 '실용정부'출범을 계기로 한중 관계를 한단계 성숙시킬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미국과 일본에 비해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한일 관계 복원을 특별히 강조함에 따라 중국이 소외의식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청와대와 내각에 '중국통'이 전무하다시피한 데다 핵심인사들은 모두 친미파로 채워진 데 대한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정부에는 김하중 통일부장관 내정자 외에 중국통이 없다.
-지금까지의 한중 관계는 상호협력하는 좋은 관계이지 않았던가.
▶중국은 경제협력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나라다. 중국과의 경제교류 규모는 지난해 1천343억달러(중국 측 통계)에 이르렀고 무엇보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성공여부가 중국 측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새 정부가 한중 관계를 도외시하지는 않겠지만 중국 측이 '한미일'간의 안보강화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에서 한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명실상부하게 진전시킬 복안은 무엇인가.
▶중국은 지난 2006년부터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협상을 제의했다. 한중 양국 간에 FTA가 체결되면 4조달러 상당의 시장이 통합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그러나 국내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산학 간 연구를 바탕으로 국내여론 수렴절차를 거쳐 금년 안에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이 대통령의 7·4·7(7% 경제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세계 7대 경제강국) 대선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카드의 하나로 중국과의 FTA가 유용할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중국 인민들의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꼽은 가장 싫어하는 나라 1위로도 한국이 꼽혔다.
▶중국은 2008년부터 신노동법을 실시, 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총영사관과 대사관, KOTRA 등에서 우리나라 기업주들에게 중국의 노동환경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지금부터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앞으로 15년이 한중 관계에 중요한 시점이다. 향후 양국간의 교역량은 3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양국에 거주하는 교포들만 3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교 이후 지난 15년간 잘못된 점은 개선하고 양국간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위해 새출발을 해야 한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로 개혁개방 20주년이다. 이번에 올림픽도 치른다. 베이징 올림픽은 개혁개방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도 올림픽을 치르면서 세계화로 가게 될 것이다. 아마 과거 어느 때보다 민주화에 대한 욕구가 커질 것이다. 그러나 중국사회과학원 등 중국의 싱크탱크는 '중국의 민주화를 204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마련하는 등 정치적 민주화 로드맵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에 이어 2010 상하이 엑스포도 추진하고 있다. 이 두가지 국제적 행사를 통해 중국은 세계 강국으로 나아갈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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