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연구소 부근 산에 쑥이 참 많아요. 또 어릴 때 쑥떡도 많이 먹은 터여서 쑥은 매우 친숙한 존재이지요. 특히 쑥에는 비타민과 칼슘, 미네랄이 많고 항암'항노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에 주목, '쑥한우'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5년 동안의 연구 끝에 최근 쑥한우(쑥소) 개발에 성공한 '경북도 축산기술연구소' 김병기(47) 박사. "쑥한우는 고기맛을 좌우하는 다즙성과 연한 정도, 체등급이 높아 일반 한우에 비해 마리당 29만원 정도 높은 가격을 받게 돼 축산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도 고급 한우고기를 공급하게 돼 매우 반갑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가 연구원으로 일하는 축산기술연구소가 쑥을 이용한 가축 개발에 나선 것은 쑥이 항암 및 항노화 성분인 카데킨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처음에는 사육기간이 짧은 돼지를 이용, 쑥돼지를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 쑥한우를 만들어냈다.
"쑥을 이용한 고품질 한우육 신기술을 개발, 연구 결과를 특허 등록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등 실용화를 준비하고 있지요.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야생쑥을 활용, 감초 추출액과 산약부산물을 첨가한 육질 개선용 가축사료 첨가제를 먹여 쑥한우를 개발했습니다."
현재 도내 농가에서 거세한우 60여마리를 대상으로 쑥한우를 시험 사육하고 있으며 연구소는 조만간 각 농가와 사료 생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예정이다.
한우 연구를 시작한 지 11년이 넘은 김 박사는 쑥한우 개발 외에도 한우 종우(씨숫소) 개발, 고품질 거세 한우육 생산기술 개발 등 한우 연구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제가 연구한 품종과 사육 기술을 농가에 보급할 때 커다란 보람을 느끼지요. 쑥한우도 웰빙추세에 맞는 만큼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쑥한우 개발 등을 위해 24시간을 한우와 함께 지내다보니 소 뒷발에 차이기도 하고, 사육기간이 24개월이나 돼 고생도 적지 않았다. 김 박사는 "한우는 우리 민족과 함께 가야할 귀중한 존재이기에 연구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연수를 한 적이 있는 김 박사는 한우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단 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기후현 경우 품질이 우수한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 도쿄까지 보내지 않고 자체 내에서 소화시킬 정도로 인기가 있다"며 "종축과 사료, 사양관리에 대한 통일을 토대로 우수한 한우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쑥한우를 키워내는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한우 연구에 계속 매진해야지요. 한국인의 심성을 닮은 한우를 우리 소비자들이 아껴주는 것이 한우를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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