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산련 제11대 회장 취임…노희찬 삼일방직 회장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회장, 국내 섬유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정부 지원을 적극 유도하고 업체들에게 생산적이고 효율적 지원을 하는 회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0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제11대 회장으로 취임한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은 "한국 섬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산업 인프라와 기술력 등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회장의 섬산련 회장 취임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그의 회장 선임은 섬산련이 출범한 지난 1975년 이후 10대 회장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도 지방에서 나온 적이 없었다는 관례를 깬 첫 기록이 됐다. 이와 함께 전국적인 섬유산지인 대구에서 회장이 나와 지역 섬유업계의 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 회장의 섬산련 회장 선임을 섬유산지의 부활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기대하는 지역 섬유인들도 있다.

지난 46년간 섬유업계에 종사한 노 회장은 올해 3년 임기를 마친 경세호 전임 회장의 후임자로 일찌감치 추대됐지만 수차례 고사했다. 최근 3공장을 착공한 뒤 기업 경영에 몰입하려고 했기 때문.

하지만 일단 회장으로 취임하자 섬유업계 수장으로서 섬유업계가 처한 현실과 발전 대책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노 회장은 먼저 정부와 개별업체, 섬산련 등 부분별 역할 분담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설비의 구조개선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는 섬유업계 시설교체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합니다. 또 섬산련은 업체와 정부의 중계역할을 해야 합니다."

첨단 신제품 개발에만 매달리는 업계의 '연구개발(R&D) 지상주의'에도 쓴소리를 했다. 시장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은 개발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것. 마케팅과 연계한 R&D 투자 강조이다.

노 회장은 이를 위해 원사, 직물, 염색, 봉제 등 스트림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스트림간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해야 합니다." 올해 섬유산업 스트림간 협력사업에 185억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그는 또 한미 FTA를 비롯한 주요 국간의 FTA 체결과 남북경협 활성화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 섬유설비 현대화를 지원하고 한국에서 경쟁력을 잃은 범용직물을 생산해 수출하면 섬유산업의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46년간 섬유업계에 종사한 그는 삼일방직을 세계적인 고강력 레이온사를 전문 생산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키웠다. 삼일방직은 모달, 텐셀 등 고강력레이온계 섬유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교직물, 면직물, 염색, 나염 등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회장이라서 당혹스럽습니다. 섬유산업을 위해 봉사한다는 각오로 섬유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연계해서 작은 힘을 보태겠습니다."

그는 2006년 3월까지 5년 3개월간 대구상의 회장을 역임하면서 지역 경제계 숙원사업 해결 및 경제인 화합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 한국섬유산업연합회란?=섬유업계의 '전경련'으로 불린다. 28개 섬유관련 단체로 구성돼 있다. 섬유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67년 설립돼 섬유패션산업의 혁신전략 수립과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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