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표적공천' 논란 확산

김무성 의원, 여론조사 수치 제시 "30여곳 부적격"

한나라당 영남공천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특히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최고위원이 14일 이번 공천을 청와대가 개입한 '밀지공천'이라며 20여곳의 여론조사수치를 제시하면서 원칙도 기준도 없는 표적공천이라고 주장, 표적공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이 제시한 부적격 공천사례는 30여곳에 달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 예비후보들 중 3, 4위에 머물렀거나 경쟁자에 비해 20∼40%포인트(p) 뒤졌음에도 공천을 받은 곳이 전국적으로 10여 곳에 이르렀다. 김 최고위원(부산 남을)과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은 여론조사에서 3, 4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공천에서 탈락했고 안동의 허용범 전 조선일보 기자는 여론조사에서는 3위에 그쳤는데도 권오을 의원과 김상돈 박근혜 전 대표 경선특보 등을 제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달서갑의 박종근 의원은 홍지만 전 SBS기자에게 2개의 여론조사에서 각각 8.6%p와 6.0%p 앞섰으나 탈락한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박형준 의원(부산 수영)은 상대후보에게 각각 9.5%p, 6.4%p(2개의 여론조사)앞서서 공천을 받는 등 10%p 이내의 미세한 차이도 적용을 달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이 제시한 이 같은 여론조사 수치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방호 사무총장 등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맞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자료에는 60대 이상의 고령의원에게도 다른 기준이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의 이규택 의원(경기 이천·여주)은 이범관(64) 전 서울지검장에 비해 여론조사상 30%p 이상 차이로 우세했는데도 탈락했다. 이 전 지검장과 이 의원의 나이는 한살 차이다. 반면 최병국(65·울산 남갑) 의원은 김헌득(49) 울산시당 부위원장에게 여론조사에서 18~23%p 앞서 재공천을 받았다.

이에 대해 공천심사위원회는 여론조사외의 의정활동과 당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당선 가능성의 지표인 여론조사 결과와 명백하게 배치되는 공천은 문제가 있다는 게 당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더불어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냈던 사람과 다른 당으로 출마했거나 당적이탈 전력이 있는 10여명의 공천자도 도마위에 올랐다.

서울 은평갑과 동작갑의 안병용, 권기균 당 부대변인은 각각 지난 2000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민국당으로 출마한 전력이 있었지만 공천됐다.

김 최고위원이 부적격공천사례로 지목한 곳은 이 밖에도 박상은(인천 중동·옹진), 정재학(광명갑) 이진동(경기 안산 상록을), 주광덕(경기 구리), 김연수(경기 남양주을), 윤건영(용인 수지), 김병일(충북 청주 흥덕갑) 등 10여곳에 이른다.

한나라당은 논란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이날 열린우리당 출신과 탈당전력이 있는 후보 등 부적격 공천지역 8곳에 대해 공천보류 조치를 내렸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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