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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經濟 충격 속에서도 서민物價는 잡아야

한국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어제 달러당 원화 환율은 1천29.20원으로 무려 31.90원 올랐다. 하루에 30원 이상 오르면 비정상인데 외환위기 때나 가능했던 이런 폭등세가 9년 9개월 만에 재현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이탈이다. 미국 금융기관 신용경색으로 달러를 원하는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을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제 하루 6천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러니 국내 증권시장도 출렁였다. 코스피 지수는 1천600선이 무너졌다.

문제는 환율상승이 수출업계에도 그리 달갑지 않다는 점이다. 수출 증대라는 측면이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상승은 그대로 원가 부담이다. 이미 국내 주물제조업체들은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며 납품을 거부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염색 업체들도 어제 염색가공료를 30%까지 올리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지역의 패션 봉제 업체들은 바로 직격탄을 맞게 된다.

미국 쪽은 더 불투명하다. 제2'제3의 베어스턴스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금융경색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마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이구동성으로 "미국경제는 2차대전 후 최악의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최대과제는 물가안정 아닌가. 대통령도 어제 생필품 50개 물가를 집중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어느 정도 인플레는 감수해야 하지만 서민 물가는 너무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6%나 올랐다. 지금 같은 외부 충격이 그대로 물가에 반영된다면 국민은 정말 생업에 의욕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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