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電 베트남공장 설립 확정…'구미공장 위축' 우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대규모 휴대전화 생산공장 설립을 확정하고 투자계획 및 기공식 일정 등 공식 발표만 남겨 두자 대구경북에서 휴대전화사업의 국내 주력 생산기지라는 위상이 약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공장 설립과 상관없이 휴대전화사업의 국내 최대 생산기지인 구미사업장은 프리미엄 휴대전화 중심의 생산기지로 계속 유지해 나간다고 밝히고 있으나 향후 생산물량 및 고용 감소, 신규투자 위축 등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것.

삼성전자는 이르면 20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박닌성에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 계획을 확정해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공장 부지는 도로 등 기반시설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고 공장건물 착공만 앞두고 있으며 공장 규모는 1차로 연간 3천만대 생산에서 점차 구미사업장(연간 8천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비싼 인건비 때문에 생산원가를 맞추지 못해 저가폰 모델을 국내에서 생산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저가폰 생산 강화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베트남 공장 설립 배경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국내 산업 활성화 및 고용확대 방침과 그룹이 특검을 받는 상황, 휴대전화사업의 국내 주력 생산기지인 구미지역의 반발이 숙지지 않는 점 등 때문에 베트남 공장 설립 발표를 미뤄왔다.

이에 따라 구미지역 경제계와 시민단체 등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트남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의 중가폰 생산 협력업체를 비롯한 휴대폰 임가공업체들이 물량 감소로 경영난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들의 베트남 동반 진출도 예상, 구미공단의 산업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중가폰이 본격 생산될 경우 국내 중가폰 생산 물량을 그대로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지역 휴대폰 관련 생산업체들은 의문을 갖고 있다. 특히 휴대폰은 장치산업 쪽인 LCD와 달리 조립산업이란 측면에서 산업공동화 현상도 쉽게 초래될 수 있어 대구경북 일대 휴대폰 관련 협력업체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무선사업에만 9천200여명의 사원을 고용, 휴대전화 매출액만 19조원(2006년)을 올려 구미공단 전체 매출의 4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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