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경주시립화장장 슬기롭게 풀어야

경주시는 최근 시립화장장 건립을 위한 부지 공모를 실시하여, 우려와는 달리 개인과 단체·법인을 합쳐 12곳의 신청을 받는 데 성공했다. 3천억원 규모의 광역화장장을 건설하려다 주민의 반발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경기도 하남시의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성공적으로 공모 절차를 수행한 경주시의 전략을 살펴보면 민주적 절차 이행 및 인센티브를 통한 수용성을 확보한 것이다. 과거 경주시는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현상의 대명사로 치부되었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공모 신청하여 90%에 달하는 찬성률로 유치한 바 있다. 그 당시 정부는 민주적 절차를 제시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 시설의 수용성을 제고했다. 물론 경주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었다면 여전히 혐오·위험시설로 치부되었겠지만, 경주시민은 검증을 통하여 위험하지만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라 판단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일구어냈다.

물론 이제 막 첫 단추를 꿴 시립화장장 건은 풀어야 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을단위로 신청한 곳이 없어 향후 주민반발로 인해 경기도 하남시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나머지도 바로 채울 수 있듯 지역주민의 반발 역시 대화와 타협으로 차근차근 해결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급하다 하여 일방적으로 부지를 선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주가 어떠한 곳인가? 혐오·위험시설이라 치부되던 방폐장을 검증을 통하여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설로 받아들인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인 곳 아닌가. 또 한번 아름다운 선례를 남기며 타 지자체의 모범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김현식 (imaeil.com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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