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 빼면 축제가 안 된다?'
대구의 각 구청들이 앞다퉈 먹을거리 축제를 열고 있다.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소재로 먹을거리만큼 손쉬운 게 없는 데다 지역 경기 활성화라는 효과까지 톡톡히 볼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음식'만으로는 지역을 대표하는 도심형 축제로 자리 잡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달서구청은 이달 중순 음식문화개선위원과 대학교수,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먹을거리 추진위원회'를 구성, 맛 축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120여개 음식점이 성업 중인 성서3차단지 내에 먹을거리촌을 지정하고, 3억원의 예산을 들여 10월에 축제를 열 예정이다. 달서구청 위생과 안옥화 팀장은 "외식문화 발달 추세에 맞춰 지역의 대표적인 먹을거리 타운을 조성해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상가 활성화는 물론 지역의 명물로 만드는 장기적인 목적까지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대구에서 '맛'을 축제화하기는 수성구가 먼저다. 수성구는 2004년부터 음식점이 밀집한 상동전화국~들안길삼거리 1.2㎞ 구간에서 음식축제를 열고 있다. 전통음식 품평회 등 음식관련 경연행사와 전국의 별미음식 맛자랑 등이 진행되면서 2006년(3일간)에는 24만5천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남구도 2005년부터 보성 홈스파~앞산 빨래터 공원까지 앞산순환도로 인근에 있는 45개 음식점들이 참여하는 '앞산 먹을거리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러나 맛축제의 '성적표'는 해가 갈수록 신통찮다. '맛' 하나만으로 지역 대표 축제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최근 들어서는 '맛축제', '먹을거리축제'라는 간판을 내리고 구민 축제 부속 프로그램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 맛 하나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데다 '먹고 마시기만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는 비판도 한몫하고 있다.
앞산 먹을거리 축제는 지난해부터 남구 축제인 '대덕제' 행사장이 앞산에서 영남이공대로 바뀌면서 아예 중단됐다. 수성구도 지난해 3년간 선보였던 맛축제의 간판을 내렸다. 음식행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지만 규모는 줄인다는 계획. 구청은 지난해 외부공모를 통해 맛축제를 대신할 테마로 '폭염(暴炎)'을 선정하고, 8월 중 수성못과 두산로, 수성아트피아 일대에서 3일간 축제를 열기로 했다. 수성구청 정보근 문화기획담당은 "음식축제로는 지역을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더위'라는 악조건을 축제화해 지역의 이미지 향상과 차별화된 도심형 축제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달서구청 측은 "먹을거리 축제의 활성화를 위해 맛을 주제로 한 다양한 부속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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