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택 보급률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인구 수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아파트 건설 붐'을 타고 최근 몇 년간 신규 입주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보급률 100%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주택 가격 안정세'가 구조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주택 보급률이 전국 타 대도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지만 1, 2년 내로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 규모나 인구 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폭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보급률 100% 시대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대구 주택보급률은 96.08%. 2005년 87%에서 지난 2006년 연말 93.6%로 상승률이 껑충 오른 뒤 100%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보급률의 빠른 증가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대구 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각각 1만8천가구를 넘어선 때문.
지난해 전국 주택 보급률 108.1%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1998년(79.8%) 이후 해마다 1% 정도의 소폭 상승세를 보여온 대구 주택 시장으로서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전국 대도시 보급률을 보면 서울이 91.8%로 대구와 함께 90%대 수준을 유지할 뿐 부산(105%) 인천(110%), 대전(105%), 울산(103%) 등 타 도시는 이미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상태다.
타 도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보급률이 낮은 수준이지만 '주택 경기' 측면에서 볼 때 크게 밝지만은 않다.
올해 입주 예상 물량이 3만1천가구, 내년도에 1만5천가구 등으로 2년간 물량이 4만6천가구에 이르고 인구 수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대구 인구 수는 251만2천여명으로 지난 2006년보다 1년 사이 8천여명이 감소했으며 지난 2003년 254만4천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4천~5천명씩 줄어들고 있다. 또 가구수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마다 1천~1천500가구 정도의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연말 기준으로는 주택 수(63만9천300가구)보다 가구 수(66만5천400가구)가 2만6천 가구가 많지만 올해 내로 주택수가 가구수를 추월해 보급률 1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 물량 증가에다 정부 규제로 지난 2006년 이후 주택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구 부동산 시장으로서는 '주택 보급률' 상승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지난 2004년 이후 대구 지역 분양 물량이 봇물을 이룬 배경에는 낮은 주택 보급률이 한몫을 했다"며 "인천이나 부산 등은 보급률이 높아도 타시도 유입 인구나 자체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어 '시장 충격'이 약하지만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약한 대구로서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구·군별 보급률 격차
대구 지역 구·군별로 볼 때 주택 보급률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수성구(104.43%)와 달성군(121%), 중구(115%) 등은 이미 100%를 넘어선 반면 서구(78%)와 남구(88%)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급률을 나타낸다.
특히 대구 지역 아파트 가격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는 수성구는 향후에도 가장 빠른 속도의 보급률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주택 수가 11만8천가구 정도지만 올해 입주 물량이 5천200가구, 내년도에 7천100가구 등 2년간 입주 물량이 전체 주택 수의 10%에 이르는 1만2천가구에 달해 내년 연말쯤이면 110%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전체 가구수가 14만8천가구로 대구 구·군 중에서 가장 많은 달서구도 내년까지 입주 예정 물량이 1만5천가구에 이르고 있어 지난 연말 기준으로는 보급률이 93.12%였지만 내년 연말에는 100%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서구와 남구는 내년까지 입주 물량이 각각 2천가구와 900가구에 머물고 있어 보급률 90% 선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유형별로 볼 때는 아파트가 40만2천가구로 전체 주택의 63%에 이르고 있으며 1990년대 중반 50%를 차지했던 단독 주택은 재개발 영향으로 해마다 줄어들면서 26%까지 비율이 떨어졌으며 다세대와 연립 주택이 나머지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건축주택팀 김종도 팀장은 "주택 보급률이 낮은 서구와 남구, 동구 지역은 향후 집중적으로 재건축·재개발이 진행되는 만큼 대구 전체적으로 볼 때 몇 년 뒤에는 보급률과 아파트 비율이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선진국 기준으로 보면 주택 보급률이 110~120%가 될 때 주택 수급이 안정세를 보이게 된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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