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란 작가들에게 영원한 정서적 자산이요 문학적인 원천이죠. 고향의 옛집과 고향사람들에게는 문학의 향기가 배어 있습니다."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빗물 머금은 바람이 고택 처마를 스칠 무렵, 안동 도심 속에 자리한 태사묘 숭보당 앞뜰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지난 14일 오후 7시 늘 고향이 그리웠던 출향 문학인과 안동 지역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동문학의 날'을 마련한 것.
'눈물의 반응'의 권석창, '월식'의 김명수, '푸른별'의 김용락 등 시인들과 뮤지컬 '대선의 순정'의 극작가 김민정, '날아라 거북이'의 박덕규·권은정 작가 등 30여명의 출향 작가들이 이날 고향 안동을 찾았다.
이들은 만휴정을 찾아 쑥떡을 만들며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렸으며 태사묘에서 열린문학의 날 행사에서 지역의 문학인과 시민을 만났다. 또 15일에는 지난해 작고한 고 권정생 선생 생가를 찾아 분향하고 명륜동에 마련된 선생의 유품전시관을 둘러봤다. 이들은 병산서원과 고산서원 등지로 문학기행을 떠나며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했다.
14일 마련된 문학의 날에는 출향작가 유안진 선생의 인사말에 이어 김휘동 시장과 김광림 국회의원의 환영사가 있었으며 고영학씨의 대금산조 공연, 강미영·위대권씨의 포크송과 시노래 공연, 하회탈춤 공연 등이 펼쳐졌다. 이동백·이영광·김용락 시인은 자작시를 낭송해 잔잔한 감동을 전했으며, 이동순 시인은 '번지없는 주막'을 멋들어지게 불러 정감을 더했다. 행사 이후 시인들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팬 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출향작가 초청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안동시가 출향 문학인들이 고향을 찾아 자신의 문학작품 속에 안동을 담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한 것. 안동시는 앞으로 외신기자단과 극작가·연예인 등 다양한 분야의 팸투어를 통해 안동이 지닌 문화자원의 이미지를 홍보할 계획이다.
한국작가회의 안동지부 안상학 사무국장은 "작가는 고향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작가들이 한자리에서 고향을 얘기하고 고향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글·사진 안동 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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