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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자전거 도시로](下) 자전거 배려하는 문화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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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자전거는 아찔한 풍경들을 자주 연출한다. 1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역네거리에서 자전거를 탄 한 시민이 질주하는 차량들과 함께 도로를 달리고 있다. 윤정현 인턴기자
도심속 자전거는 아찔한 풍경들을 자주 연출한다. 16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역네거리에서 자전거를 탄 한 시민이 질주하는 차량들과 함께 도로를 달리고 있다. 윤정현 인턴기자

달성군 논공공단에서 근무하는 이상인(36)씨는 얼마 전까지 출퇴근에 이용하던 자전거를 아파트 거치대에 묶어놓고 자전거 타기를 포기했다. 자동차들이 바짝 붙어 스쳐가거나 갑작스레 경적을 울려 깜짝 놀라는 일을 하도 자주 겪다 보니 도로에 나서기가 불안해졌기 때문.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우회전하는 자동차에 두번이나 부딪힌 경험도 있다.

이씨는 위험이나 사고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자동차 운전자들의 손가락질이라고 했다. 자전거 도로 주행은 법이 정한 원칙이다. 인도로 가다가 사고가 나면 자전거 탄 사람이 가해자가 된다. 그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아니면 이런 내용을 잘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짜증내며 말싸움을 벌인 게 여러 번"이라고 했다.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 못지않게 중요한 건 자전거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변화다. 어떤 길에서건 보행자가 최우선이고 그 다음으로 자전거를 배려해야 한다는 상식이 자리잡게 만들어야 하는 것. 이를 위해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데 대구는 이 부분에서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지난 3월 31일자로 대구시 자전거이용 활성화 조례를 개정하면서 위원회 설치, 주차장과 대여사업 운영 등 외형적인 측면은 다소 보강했지만 정작 자전거 이용자들이 강하게 주장해온 내용은 모두 빠져버렸다.

'도로 가장자리에 1.5m 폭으로 색을 달리 칠하고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다는 표시를 한다' '자동차는 자전거의 안전을 지키며 운행해야 한다' 등과 같이 인프라와 의식 변화를 함께 기대할 수 있는 방안들이지만 대구시와 시의회는 이를 외면했다.

대구시 자치협력과 김석동 담당은 "도난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전거에도 등록번호판을 붙이자고 제안했는데 주위에서 '자전거에 무슨 번호판이냐'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며 "주1회 자전거 이용의 날을 정하고 민관이 뜻을 모아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등 의식 전환을 위한 사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희망자전거제작소 백경록 사무국장은 자전거 등하교를 탐탁잖게 여기는 각급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 위험, 관리 부담 등을 이유로 학생들의 자전거 이용을 꺼리는 학교가 생각보다 많다. 앞으로 석유 고갈 시대를 살아야 하는 학생들에게 에너지 교육 차원에서 자전거 이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 저명인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는 대구시의 안이한 발상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구의 모든 공무원이 홍보대사로 나서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자전거 타기 행사에 참여하고, 자전거 예찬론을 펴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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