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해진 촛불…보수는 勢결집

'보수대연합' 일부 이견속 국면전환 나서

성난 쇠고기민심을 표출해내던 촛불집회가 동력을 잃어가면서 보수진영이 세결집을 시도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총리와 내각인선에 나선 청와대가 보수인사를 내세운 보수대연합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고 대표적 보수논객인 소설가 이문열씨가 촛불집회에 대해 연이어 비판하고 나서는 등 보수진영의 국면전환 시도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촛불집회는 광우병대책회의가 '정권퇴진' 쪽으로 투쟁방향을 천명하고 나선 후 급속하게 규모가 위축되고 있다. 17일 저녁 서울에서는 서울시청앞 광장 등 4곳에서 동시에 집회가 열렸지만 참가규모는 각각 300~500명에 불과했다. 대운하 반대와 공영방송사수 및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요구 등 각 집회의 성격도 제각각이었다. 따라서 쇠고기문제 때문에 촛불을 들었던 일반시민들의 참여는 급속도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미국 측과 쇠고기 추가협상을 벌이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데다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광우병대책회의 측이 쇠고기 촛불집회의 성격을 정치투쟁 쪽으로 몰고가는 데 대한 거부감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을 인사쇄신방안이 마무리단계에 달하면서 지켜보자는 여론이 늘어난 것도 이 같은 촛불집회 위축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관망하고 있는 촛불은 인사쇄신의 내용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실체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고 나선 것도 보수세력들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보수세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심대평 총리설이 보수대연합구도에 대한 역풍이 불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자유선진당 심 대표가 거듭 총리직에 대한 의욕을 표명하고 나섰지만 이회창 총재가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심대평 총리설은 없었던 일이 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번 사태는 보수정권이 제대로 못해서 생긴 일"이라며 보수대연합구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분명히 했고 한나라당내에서도 심대평 총리기용을 통한 보수대연합구도에 대해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선진당과의 보수대연합구도보다는 민주당 등 야당과의 상생과 화합 등 탕평책을 구사할 때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청와대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자꾸 심대평 총리니 류우익 비서실장과 한승수 총리 유임이니 등의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국정쇄신 및 인적쇄신을 하지 못한다면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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