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를 안 한지 두 달이 넘었어요. 이런 적이 없었는데…. 혹시 몸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요?"
여성임을 나타내는 가장 객관적인 징표 중 하나가 바로 생리다. 그러나 생리의 기간과 양이 규칙적이지 않아 걱정하는 여성들이 적잖다. 생리일을 1, 2주 정도 넘겼을 땐 '그럴 수도 있지'하다가 그 이상으로 늦어지면 불안해진다. 불규칙한 생리 탓에 배란일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생리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가 뭘까. 생리불순의 현상과 치료, 예방법을 알아보자.
◆불규칙한 생리
생리는 초경이 시작된 뒤 폐경기에 이르기까지 한달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자궁내막의 일부 조직이 출혈과 함께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다. 건강한 여성의 정상 생리주기는 21~40일이고, 기간은 7일을 초과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실제 정상적인 생리주기인 28일을 지키는 여성은 15%에 불과하다. 특히 생리주기가 규칙적인 여성의 20%도 종종 불규칙한 생리주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생리불순은 생리주기가 3주 미만으로 짧아져 횟수가 잦은 경우를 빈발월경, 35일 이상의 경우는 희발월경으로 구분되는데, 3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 경우엔 무월경으로 따로 분류한다.
◆생리 불순, 왜 생기나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의 원인은 다양하다. 생식기의 기질적 병변에 의한 출혈과 신경·내분비계의 기능장애에 의한 기능성 자궁출혈이 있다. 비정상적인 자궁출혈 중 25%는 기질적 병변 때문이고 75%는 기능성 자궁출혈이다.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기능저하증도 비정상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기능저하증은 주로 월경 과다, 기능항진증은 희발월경이나 무월경을 유발한다.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 폴립(용종), 자궁경부 폴립 등 자궁의 구조적 이상에 의해서도 생리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데,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월경과다나 불규칙 빈발월경을 일으킨다. 당뇨병도 무배란이나 비만과 연관돼 생리불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배란 장애까지
생리불순이 심할 경우 배란장애를 동반, 임신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보통 28일 생리주기를 가진 여성의 경우 1년에 12, 13번 배란하지만 생리주기가 2, 3달에 한번인 경우 4~6번으로 크게 줄기 때문이다. 임신을 원하지만 생리주기가 길고 불규칙할 경우 배란 여부를 배란초음파검사로 확인하거나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배란촉진제 등을 사용해 한달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배란이 일어나게 도와 주기도 한다. 보통 초경을 하고 나서 1, 2년 정도 지나면 생리주기가 규칙적으로 진행되는 게 정상인 만큼 20세를 넘어서도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면 당장 임신을 원하지 않더라도 원인을 알아보고 대비하는 게 좋다.
◆검사 및 예방법
생리불순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로는 골반초음파, 호르몬 검사 등이 있다. 초음파로는 자궁의 윤곽, 자궁내막 두께, 난소 구조 등을 확인하고, 호르몬 검사를 통해선 생리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난포자극호르몬, 황체형성호르몬, 갑상선호르몬, 유즙분비호르몬 등이 잘 분비되는지 검사한다. 생리과다나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은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 생리불순을 막기 위해선 생활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비만과 정서적인 자극은 피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생리불순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생리 전후나 생리 기간 동안엔 가능한 한 술이나 담배, 카페인 등을 삼가고,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생리는 여성 질환의 유발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신호이기도 하다. 생리가 불규칙해지면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큰 만큼 전문의를 찾아 검진을 통해 원인을 찾고 치료 하는 게 중요하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장호성 미래여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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