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 불펜 운용 '숨통' 트이나

7월 4강 진입 이상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에 서광이 비칠까.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뒷문의 빗장이 헐거워졌지만 이들이 하나 둘 복귀하면서 불펜이 조금씩 두터워지고 있는 가운데 정현욱, 윤성환과 외국인 투수들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4강 행보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시즌 초부터 선발 투수진이 흔들렸고 이러한 흐름이 그리 나아지지 않았음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정현욱을 불펜으로 돌린 데 이어 선발 요원으로 자리잡는 듯 했던 윤성환마저 지난달 중순부터 불펜으로 전환시켰다. 안지만, 권혁, 권오준이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불펜까지 불안해졌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인 선발 투수 웨스 오버뮬러와 톰 션의 투구 내용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은 탓에 선발 투수진의 난조는 더욱 심해졌고 이는 덩달아 불펜의 과부하를 부채질했다. 특히 시속 140㎞대 후반의 위력적인 직구를 던지는 정현욱에게 많은 부담이 지워졌다. 6월 경기 후반 정현욱은 종종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불펜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2위 두산 베어스와 삼성에 한 계단 앞선 4위 한화 이글스의 경우를 비교해 봐도 정현욱이 진 짐이 결코 가볍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두산은 핵심 불펜 임태훈과 이재우가 뒷문을 지켰고 세 팀 중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잘 돌아가는 한화는 윤규진이 불펜의 축으로 활약을 했다.

선발로 6번 등판(30과 1/3이닝)한 정현욱은 22차례 불펜으로 나서 42와 1/3이닝을 던졌다. 그 중 6월 등판 횟수는 10번이며 19와 1/3이닝을 소화했다. 불펜으로만 뛴 두산의 임태훈과 이재우는 각각 33번(54이닝), 41번(52이닝) 나왔지만 6월 등판 횟수는 정현욱보다 적은 8회(10이닝)와 9회(11과 1/3이닝). 불펜으로 52이닝을 던진 윤규진은 6월 7번(13이닝) 마운드에 섰다.

모두 반신반의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 외에, 기록에 나타나는 것처럼 6월에 역투를 거듭했던 정현욱이 7월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느냐도 삼성 성적의 변수가 될 전망. 팀에게도, 정현욱에게도 안지만이 6월말 1군으로 돌아온 데 이어 권혁이 3일 복귀한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안지만과 권혁이 정상 컨디션을 보인다면 투수진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 노장 이상목과 전병호가 분전하고 배영수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지만 널뛰기 피칭을 계속 중인 오버뮬러와 5연패 중인 션을 선발 투수진에 계속 두어야 할지가 선동열 감독의 고민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낙마하면 그 자리를 메울 후보는 정현욱과 윤성환.

3일 선동열 감독이 외국인 투수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언급하며 정현욱, 윤성환의 보직 변경도 고려 중임을 시사한 가운데 남은 기간 삼성 투수진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그 모습으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발휘할지 흥미를 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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