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車노조 부분파업에 지역 車부품업체들 촉각

▲ 현대차 노조가 2일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지역 차부품업체들이 경영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현대차 노조가 2일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지역 차부품업체들이 경영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현대차 노조가 2일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1천100여개의 부품업계는 90% 정도가 현대차와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어 지역경제에 엄청난 손실이 돌아올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어려운 시기에 정치 파업을 선택한 노조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역 차부품업체 우려

현대·기아차 노조는 2일 주·야간조가 2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였다. 부분 파업이라고 해도 이번 현대차의 정치 파업 강행이 가져올 파장은 크다.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공요금 인상 예고 등으로 가뜩이나 기업하기 어려운 판에 이번 파업은 심리적으로 기업인 및 종사자들을 위축시키기 때문.

현대차의 이번 파업은 소비심리가 위축된 국내 고객들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귀족 노조'로 불리는 현대차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은 파업 자체도 문제지만 자동차 품질 자체를 떨어뜨려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소비자들도 명분없는 파업에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모(36·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는 "현대차 가격이 매년 올라가는 이유는 노조의 파업도 영향이 있다"면서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여야 노조가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부분 파업만으로도 기아차를 포함해 2천여대의 차가 생산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995년 이후 14년 연속파업이다.

지역 차부품업체들은 현대차의 파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지역 한 1차협력업체 대표는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 감소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파업을 벌여 걱정이 된다"면서 "당장은 피해가 없지만 파업이 또 일어난다면 하반기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 차부품업체들은 노조 파업으로 인해 완성차업체에 피해가 발생하면 하청업체들에게 일방적인 부품가격 인하 압력으로 돌아오고, 완성차업체와 협력업체간 빈부격차만 키운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산지역 한 현대차 협력업체 관계자도 "매년 파업을 벌이는 현대차 노조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매년 현대차는 납품단가를 인하하고 노조는 생산을 막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1차 협력업체는 현대차 외에 다른 납품처라도 있지만 2, 3차 협력업체는 현대차 말고는 납품처가 없기 때문에 더욱 고심하고 있다. 대구지역 한 2차 협력업체 대표는 "아니, 쇠고기하고 노조하고 무슨 관계가 있냐"면서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과 상관없는 정치파업이기 때문에 더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대구 일부 업체도 파업

대구지역에서도 한국델파이, 대동공업, 상신브레이크, 동원금속 등 8개 업체가 이날 부분 파업을 했다.

한국델파이 노조는 지난달 25일에 이어 이날도 2시간 정도 부분파업을 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델파이에 따르면 1시간 파업을 하면 3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 한국델파이의 330여개 협력업체 가운데 지역 협력업체는 200여개에 이른다. 한국델파이노조의 파업으로 협력업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한국델파이 관계자는 "고유가, 원자재가 급등으로 어려운데 생산까지 차질을 빚게 돼 답답하다"면서 "생산성 증가 운동 등으로 매출이 늘 수도 있는데 문제는 파업이 변수"라고 밝혔다.

대구경영자총협회 정덕화 노사대책팀 부장은 "완성차는 파업을 하더라도 손실을 협력업체에 전가시킬 수도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지역 차부품업체는 파업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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