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근길 에스컬레이터 스톱…보행자들 원성

▲ 3일 오전 9시쯤 지하철 반월당역 출구에서 한 노인이 멈춰 선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3일 오전 9시쯤 지하철 반월당역 출구에서 한 노인이 멈춰 선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의 에스컬레이터 운행시간 단축으로 지하철 이용객과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출근시간대 에스컬레이터가 가동되지 않으면서 지하철 이용객들은 지하 깊은 역사까지 가파른 계단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반월당 지하상가인 메트로센터 운영위원회는 오전 7시~오후 11시이던 에스컬레이터 운행시간을 지난 1일부터 오전 10시~오후 10시로 줄였다. 운영위 측은 "대구의 모든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유지보수 비용은 지하철공사에서 부담하고 있지만 유독 반월당역만 상인들이 부담하고 있다"며 "불경기에 연간 2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부득이하게 운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행감축으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3일 오전 반월당역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만난 한 70대 할머니는 쇠사슬로 잠겨있는 에스컬레이터 입구로 허리를 굽혀 들어가고 있었다. 할머니는 "가파르지만 계단으로 빙 돌아가는 것보다는 빠르다"며 힘겨운 걸음을 옮겼다. 매일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권용범(41)씨는 "반월당 지하가 깊어 젊은 사람들도 오르내리기 힘든 곳"이라며 "하루빨리 시와 상가가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기의 에스컬레이터 중 9번과 11번 출입구 두 곳은 고장으로 아예 운행이 중단됐지만, 상가 운영위원회 측은 "보수비가 없다"고 했다. 박재홍 운영이사는 "지난 5월 대구시가 에스컬레이터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상가 이용객은 5%에 불과하고, 95%는 지하철 이용객이나 교차로 통과를 위한 보행객"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도 상가시설의 일부인 에스컬레이터 운영 비용을 지원할 근거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로과 관계자는 "메트로센터 시행사(삼성, 화성, 대우, 코오롱)들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