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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울릉도에서 여고생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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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이다. 여름 방학이 며칠 남지 않았다. 방학이란 해마다 되풀이되어 똑같이 찾아오지만 늘 설렌다. 더구나 학교에 몸담은 사람들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방학이 기다려진다. 이 기간은 평소 지친 삶의 여정에서 잠시나마 피로를 풀고 지친 몸과 마음의 여유로 에너지를 챙겨볼 시간을 얻을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교사로 지금은 교장으로 교직에 몸담고 있는 나의 여름 방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70년 7월 여름방학이다.

한달 치 봉급을 몽땅 털어 무작정 울릉도로 가서 보름을 여행했던 것이 교단생활 내내 찡한 감동으로 이어온다. 당시 울릉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완행 여객선에다 하루 1회 왕복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여객선엔 울릉 주민들과 여행객들로 선실과 갑판은 빈틈이 없었다. 선실 바닥에 앉아 있으면 이리 저리 파도가 몰아칠 때마다 승객들은 짐짝처럼 나뒹굴었다. 12시간이 넘는 긴 여정 끝에 울릉도에 도착했고 배 안 선실에서 뒹굴며 만난 이름 모를 여학생과 인연이 되어 울릉도를 구석구석을 함께 돌아보는 추억을 가졌다. 혼자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행운으로 만난, 두 갈래 머리로 묶었던 여고생과의 인연은 수년간 추억으로 깊게 남았다. 그리고 그녀와의 인연은 나의 삶 한 쪽에 추억의 장으로 새겨지게 되었다.

저동 포구, 작은 리어카 위에서 팔던 피데기 오징어를 구워도 먹고 삶아도 먹었으며 바위틈 작은 게를 잡으며 조잘거렸던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몇년간 이어졌다가 어느 여름 파도와 함께 인연이 멀어져버리고 말았다. 지금쯤은 그녀도 중년을 한참 넘겼거나 손자를 거느린 할머니가 되어 같은 하늘 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쩜 이 글을 읽다가 "아, 그 사람!" 생각이 나서 함께 여름날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겨 볼 기회가 될는지 모르겠다.

오현섭(군위군 소보면 송원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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