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와 보험업계가 교통사고 사상자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지역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달리하는 '자동차 보험료 지역별 차등제' 도입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차등제란 교통사고가 빈번한 지역 가입자에게는 보험료를 비싸게 물리고, 반대 지역에는 싼 보험료를 적용하는 제도. 사고를 내지 않는다고 해도 교통사고가 빈번한 도시에 산다면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한다. 사고가 많은 지역 주민들이 받아간 보험금 때문에 생긴 보험료 인상 요인을 전국 보험 가입자들이 분담하는 현행 자동차 보험제도 구조를 개선해보자는 취지다. 손해보험협회 대구경북지부 권상우 팀장은 "지역차등제가 시행되면 각 지자체가 교통사고 예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광역시의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살펴보면 대구는 지역 차등제의 수혜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대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66.8%. 제주, 울산 다음으로 교통사고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75.5%로 전국 평균 74.5%보다 약간 높았으며, 손해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81.3%, 전북 81.2%였다.
제도 취지대로라면 대구 시민들은 대구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 권 팀장은 "대구 손해율이 낮은 이유는 도로망이 잘 발달되어 있고 도로구조가 합리적으로 계획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차등제를 도입해 '할증'만 하겠다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현덕원(29·수성구 시지동)씨는 "지금껏 시행되고 있는 할인·할증제도를 살펴보면 할인율은 소폭으로 해 놓고 할증률만 높여 보험사들 배만 불리는 것 같다"며 "지역 차등제 역시 보험사들 농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이윤 창출을 위해 교통사고 예방에 앞장서야 할 보험사들이 자신들 임무를 지자체와 경찰청 몫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보험소비자협회(cafe.daum.net/bosohub) 김미숙 대표는 "한 해 10조원의 자동차 보험료 중 정작 사고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보험료는 2조원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보험사들 운영비용 내지 이익금으로 돌아간다"며 "정부와 보험업계 주장대로 사고가 적은 지역이 지금까지 불필요한 피해를 봐 온 거라면 부당하게 더 거둬들인 보험금을 먼저 환급한 후 제도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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