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개원했지만 여야 간 상임위 배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는 바람에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여야는 의원들의 상임위 신청을 받아 내부적으로 상임위 배정을 일단락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협상이 꼬임에 따라 상임위 배정이 지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의원들은 물론, 보좌진들까지 할 일(?)을 찾지 못하면서 무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재선급 이상의 경우, 17대 국회 때의 상임위를 바탕으로 각 부처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나름대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으나 초선들의 경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다. 각 상임위 소관 부처와 산하기관에 의정활동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요청해야 하지만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7월부터는 오는 9월 정기국회 때의 국정감사 등을 대비한 산하 기관 업무 파악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지만 엄두도 못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도 지역 예산 확보 등에도 적잖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때문에 초선의원들과 보좌진들은 "국회는 열었지만 도대체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상임위의 조기 배정을 호소하고 있다.
경북 한 초선의원 보좌관은 "하루빨리 상임위가 결정돼야 정기국회 준비를 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기국회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걱정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원들은 주로 지역구 행사나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주요 일정이 돼 버렸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상임위가 아닌 의원연구모임이 주최하는 세미나와 토론회에 주력하고 있다. '국회경제정책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정희수 의원은 오는 28일 국회에서 '한국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창립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복당한 이인기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6·25, 베트남, 고엽제 등 유공자 예우 격상을 위한 입법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병석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 자원외교와 에너지안보포럼'은 16일 국회에서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앞서 배영식 의원은 14일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현 주소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국회 주변에서는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라고 해 의원들이 놀고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 상임위가 빨리 결정돼야 의원들도 본업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란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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