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상실의 시대' 한 권으로 20년 세월을 뛰어 넘는 시대상을 제시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출판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상황을 기록한 에세이집이다. 비록 8년 전의 기록이지만 온갖 상업주의와 국가주의에 대한 비판 정신은 예리하게 빛나고 있다. 잔잔하게 풀어낸 문장 하나 하나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왔던 우리네 일상과 선수들의 삶이 중첩돼 있다. 선수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 국기를 달기 전 소시민이었던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호주의 상어와 뱀, 코알라 등 동물이야기와 역사 이야기도 어떠한 꾸밈과 가식없이 풀어내고 있다.
올림픽 경기의 흥미와 짜릿함, 일류주의 등은 현장에서 전경기를 본 이들에겐 거짓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개회식과 폐막식에 대한 평가도 잊지 않는다. 양파의 껍질처럼 벗겨도 벗겨도 속내가 드러나지 않을 것 같은 올림픽 경기의 상술과 국가주의, 일등주의 등이 그에 의해서 드러난다. 단 이 책은 일등을 위한 선수들의 각고의 노력에는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들이 왜 선수가 됐는지 의구심은 갖지만 말이다. 337쪽, 9천800원.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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