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교육과학기술위 간사 선임에 앞서 여야의원들이 위원장실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소속 김부겸 위원장은 물론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고3(경북고) 때 같은 반 친구였던 두 사람은 30년이 훨씬 지나 다시 국회에서 같은 반(교과위)에 배치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평소에도 늘 존경해 마지않던 위원장님…"이라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말을 가로막은 뒤 "박 의원과는 고교동문일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절친했다"고 소개했고 그 자리에 있던 의원들은 모두 놀라는 표정이었다.
박 의원은 "친구지만 당적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을 둘러싼 지향점이 달라, 사안에 따라서는 맞부딪칠 수도 있겠지만 말이 통하니까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동창생과 발을 맞출 수 있기를 기대했다. 경북고를 나온 김 위원장(군포)과 박 의원(화성을)은 모두 수도권으로 진출, 둥지를 트는 데 성공했다. 김 위원장은 어느덧 3선이다.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조문환 의원(비례) 역시 고교(능인고) 동문이다. 두 의원의 관계는 동문 이상이다. 각각 불교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불교통'일 뿐만 아니라 조 의원이 결혼할 때 주 의원이 '함진아비' 노릇을 맡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그러나 친구 사이인 것이 오히려 손해를 볼 때도 있다. 의사 출신인 조 의원은 보건복지위에 가고 싶었지만 상임위 배정을 책임진 주 의원이 "친구야! 나를 위해서 한번 양보해 주게"라고 부탁하자 주저 없이 정무위원회로 갔다.
한나라당 이철우, 정해걸 의원은 같은 시기에 교직에 몸담은 인연에 경북 부지사와 의성군수로 경북도정을 함께한 인연이 겹쳤다. 두 의원은 이번 18대에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돼 의원회관에서는 709호와 710호에 나란히 입주,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 의원은 14년 동안(1982~1995) 의성고 교장을 지냈고 이 의원도 1980년부터 신평중, 단밀중 수학교사로 5년여 동안 재직하면서 교분을 가졌다. 국정원으로 직장을 옮긴 이 의원이 2005년 경북도 정무부지사로 부임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부지사와 군수의 관계로 바뀌었다. 당시 정 의원은 3선 군수였다. 둘은 다시 국회에서 초선 동료의원으로 만나 질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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