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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공모전 시대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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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은 신인들의 화려한 등용문이었고 거기에서 입상은 출세에 지렛대 역할을 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적었던 시절인데다가 언론의 조명으로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무대였다. 국전이 열리면 뉴스에 소개되고 관람객이 장사진을 이룬 광경은 이제 사라진 유물이 되었다. 시대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추세라고 말해 버릴 수도 있지만 단순히 사라졌다기보다 폐기에 가깝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얻어야 할 교훈조차 잃어버린 건 아닐까. 여기서 폐기라고 말 한 이유는 지금도 공모전이 있지만 관심 밖으로 밀려 난 것을 염두에 두어서이다.

공모전의 입상 경력은 이제 미술계 혹은 미술시장으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신뢰도 거의 없는 형편이다. 외적인 이유는 새로운 미술행사와 다양한 전시 공간 그리고 세계화된 미술계의 흐름에서 찾아야겠지만 내적인 이유는 미술인이 자초한 끼리끼리 엮인 근친상간의 결과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사위원 대부분은 미술대학의 교수였다. 자기가 키운 학생을 자기들이 심사하였으니 자화자찬한 꼴이었다. 이걸 세상은 당연하게 여겼고.

신인 등용문이라면 그 신인이 등장하여 활약할 사회가 그들의 자질과 능력을 판단해주었을 때 세상과의 관계가 이뤄진다. 그럼 누가? 미술관의 큐레이터, 화랑 운영자, 평론가 및 문화부문 매체 등이 있겠고, 필히 염두에 두었어야 할 바는 시대의 요구나 변화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미술 바깥의 여러 전문가 그룹을 초빙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세인의 관심과 어우러져 축제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미술은 화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이고 생명체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다. 단지 화가는 그걸 직업으로 삼았을 뿐이다. 그런 만큼 미술의 문제를 고민하는 집단이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소위 '미술은 미술 전문가에게' 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다시 부활할 리 없는 공모전을 들먹이는 까닭도 공모전 쇠퇴의 내적 이유에서 미술계 쇠락의 단초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좁게는 미술 행정이나 심의 과정에 미술인이 아닌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잖은가.

바야흐로 세상은 학제적(interdisciplinary)연구의 필요성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범학문적(transdisciplinary)접근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공생을 향한 활발한 교류를 시작했다. 젊은 미술인들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및 인문학 관련자들을 미술에 끌어들여 그들의 지적 성취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래서 미술이 시장주의에 함몰되거나 왜소해지는 걸 막고 여러 분야와 함께 세상을 견인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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