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한데이)몸살 참고 가족 위해 출근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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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몸살이 났다. 신혼 초에는 자주 몸살이 나서, 자고 나면 이불이 축축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다. 다한증에 좋다는 황기 닭도 여러 번 해주고 녹용, 인삼, 개소주 등 어려운 형편에도 생활비를 쪼개가며 남편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결혼 20년을 넘으면서 사랑이 식은 건 아닌데 남편이 몸살이 나서 방 온도를 30도로 올리고도 춥다고 이불을 뒤집어쓰며 땀을 비 오듯 흘리는 남편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꿀물 타주는 일밖에 없었다. 남편은 밤새도록 끙끙 앓는 소리를 하며 속옷을 두벌이나 버리고도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내가 "오늘은 쉬지 그래요?" 했더니 "쉬면 누가 밥 먹여주나" 하며 보통 날 같이 출근을 했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나서 가을 국화 전시회에 나갈 국화 손질을 하고 있었더니 점심때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몸은 좀 어때요?" 했더니 "남편보다 국화가 더 소중하나?"한다. 서운해서 하는 소리겠지 했지만 남편은 아픈 몸으로 일을 했더니 또 땀이 비 오듯 난다며 속으로는 마누라가 약이라도 사다 주길 바랬던 것 같다.

"집에 오는 길에 약 사먹어요" 했더니 "그래야지 뭐, 안 죽을려면 내 손으로 약 사먹어 낳지" 하는 것이다.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신혼 때 같으면 약국에 당장 쫓아가서 약 사다주고 했는데 많이 서운했었나 보다. 몸살이 난 것도 다 우리 가족을 위해 몸 안 아끼고 불철주야 이리 뛰고 저리 뛰어 생긴 것일텐데. 카센터 일을 하며 틈틈이 농사일도 해서 참깨, 땅콩, 고구마, 무, 배추 농사짓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번 몸살도 비 맞고 들깨를 베고 나서였다. 그런 마음도 모르고 속으로 '어지간히 돌아다녀야지 몸살이 안 나지 말뚝 꼬시여' 했던 것이 후회가 되면서 남편이 알면 얼마나 서운할까 덜컥 겁이 나고, 몸살이 오래가면 어쩌나 생각하며 퇴근해오는 남편 눈치를 살피는데 정성스럽게 준비한 저녁 밥상을 보더니 "밥 먹자" 하며 맛있게 먹어주는걸 보니 그간 서운한 마음이 다 풀린 것 같다. 후식으로 과일을 먹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텔레비전을 보았다. 남편이 하루 앓고 거뜬히 일어나서 고맙고, 이제 남편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이 아빠 항상 고맙고 미안해요. 당신 사랑하는 마음 늘 변함 없어요.

함종순(김천시 개령면 동부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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