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전읽기]計利以聽(계리이청), 乃爲之勢(내위지세), 以佐其外(이좌기외).

'이로움이 있다면 그 계책에 따르고, 또 그에 맞춰 세력을 이룸으로써, 그 주변(외부)을 더욱 튼실하게 보좌한다.' 손자병법 첫머리 계(計)편에 나오는 말로 손자 용병술의 핵심을 제시하고 있다.

국운을 건 전쟁을 할 때 피아간 전력을 따져 필승을 보장받는 것은 군대의 근본이다. 당연히 전략적인 유리함이 있다면 전쟁을 수행하되, 허와 실을 충분히 고려해 세(勢)를 형성함으로써 전쟁수행을 보강한다는 의미. 여기서 손자가 말하는 세(勢)란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 가운데 압도적인 어떤 힘이 작용하면서 발휘되는 동태적인 추진력이다. 하지만 이 구절의 내용은 굳이 전쟁수행 때만 아니라 평소의 국가간 외교나 조직, 또는 개인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전략을 짤 때 첫 번째 조건이 된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모든 상황을 고려한다손 치더라도 변화무쌍한 외부적인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은 전략은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구촌 단위로 움직이는 현재의 경제침체상황이 그러하고 국가간 이익이 상충하는 국제정세가 그러하다. 미국발 경제위기가 한국 경제성장세의 발목을 잡고 남북간 화해와 경제협력 무드가 주변 강국의 국익에 부닥쳐 어깃장에 놓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勢者(세자), 因利而制權也(인리이제권야). 세라는 것은 이로움을 바탕으로 해서 부딪치는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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