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축농증?"
'코'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질환에는 비염과 축농증이 있다.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다 보니 일단 이상하다 싶으면 '비염'과 '축농증'을 모두 의심해보기 일쑤다. 실제 이 둘은 관련이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비염과 축농증, 어떻게 다를까.
◆비염이란
비염은 비루(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비폐색(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는 비점막의 염증성 질환이다. 비염의 종류에는 알레르기 비염, 급성 및 만성 감염성 비염, 원발성 비염, 비알레르기 비염, 직업성 및 호르몬성, 약물성, 심인성, 위축성 비염 등이 있는데 이중 알레르기 비염과 급·만성 감염성 비염이 가장 흔하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반복적인 재채기, 가려움증,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4대 주요 증상이고,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등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감염성 비염은 후각 소실, 국소적인 건조감 및 가려움증, 작열감, 불쾌감, 미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 일반적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과 사춘기 시기에 잘 발생하는 위축성 비염은 악취를 풍기는 두꺼운 가피(딱지)가 비강 내에 생기는데 주로 후각 소실,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원인
알레르기 비염 경우 대부분 25세 전에 생기기 때문에 소아기에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비듬, 바퀴벌레, 음식물, 약물 등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다양한 항원에 노출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감염성 비염은 리노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는데, 급성 비염 환자의 분비물이 공기를 통해 코 안으로 들어와 전염되는 공기 전염성 감염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임신 시 호르몬 변화에 따른 호르몬성 비염도 있고, 담배 연기나 공해, 분무제, 강한 향수, 너무 높거나 낮은 기온, 습도, 공기순환 저하나 스트레스, 불안감, 피로 등 심리적 요인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치료 및 예방법
알레르기 비염 경우 집먼지 진드기 등 항원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환경 요법과 항히스타민제, 항콜린제, 류코트리엔 조절제, 비만세포 안정제, 국소 스테로이드 비강 스프레이 제제, 혈관 수축 스프레이 제제 등 약물 치료, 코막힘 증상을 교정하기 위한 수술 치료, 면역 요법 등이 있다. 감염성 비염은 적절한 진통해열제 및 진정제 사용과 함께 충분한 휴식 및 영양·수분 섭취, 국소 찜질, 온욕, 습도(45%) 및 온도(18~20℃) 조절을 통한 쾌적한 환경 조성 등의 치료가 원칙이다.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원인이 되는 항원을 찾아 그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게 최선의 치료이자 예방법이다. 또 양탄자나 두꺼운 커튼, 천으로 된 소파, 담요 등을 치우고 침구나 소파는 플라스틱 커버를 씌우거나 천 재질이 아닌 것을 사용, 집먼지 진드기가 번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뜨거운 물로 침구류를 세탁하고 특수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로 청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축농증이란
보통 부비동염을 일컫는 말로, 부비동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통칭한다. 부비동은 코를 중심으로 얼굴 뼈 속 텅 빈 공간을 말하는데 이곳에 세균이 침입해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고름이 고일 경우 부비동염이 생기게 된다. 축농증의 종류에는 급성 부비동염, 재발성 급성 부비동염, 만성 부비동염, 만성 부비동염의 급성 악화 등이 있고, 진균성 감염에 따른 진균성 부비동염도 있다. 급성 부비동염의 경우 코막힘, 콧물 등 국소적인 증상과 발열, 권태감 등 전신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데, 몸이 쑤시고 아픈 동통이 가장 주된 증상이다.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 코막힘, 점액농성(냄새나는 누른 콧물), 비루, 후비루(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 두통, 후각 장애,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의 경우 성인과 달리 전형적 증상 외에 감기와 같은 증상이 7일 이상 지속되면서 기침, 미열, 입냄새, 눈 주위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저녁에 심해진다.
◆원인
급성 부비동염은 급성 감염성 비염처럼 바이러스성 감염 이후 세균 침범으로 생기는 이차적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치아 감염, 외상, 선천적 코 구조 이상, 악안면(턱·얼굴) 기형, 영양 및 면역 결핍, 조절되지 않는 당뇨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 부비동염은 부비동에 있는 구멍이 막혀 분비물들이 모여 쌓이면서 세균 증식이 쉬워져 발생하는데 알레르기, 면역 결핍 질환 등이 원인이 된다. 급성 부비동염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았거나 자주 재발할 때 만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치료 및 예방법
축농증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항생제 투여다. 급성인 경우 10일~2주, 만성인 경우 3, 4주 이상 환자가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투여해야 하고 증상 호전 후에도 3~7일 항생제를 추가 투여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환자의 증상에 따라 혈관수축제, 항히스타민제, 진통제, 점액용해제,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비강 식염수 세척, 가습, 증기 치료 등도 도움이 된다. 항생제로도 치료가 되지 않고 합병증이 생길 경우 부비동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예방은 무엇보다 원인이 되는 감기를 미리 막고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건조한 계절에는 가습기나 빨래 등을 이용해 충분히 가습해 주고 먼지와 흡연을 피해야 한다. 평소 등산, 걷기 등 적당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보강하는 게 좋지만 수영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손발을 자주 씻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과 식염수로 코를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김용대 영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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