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이 '역전세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인 신규 입주 물량으로 전세 아파트가 넘쳐나는 데다 시공사들이 보유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까지 전세 시장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가을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이사수요까지 줄면서 대구 전 지역에서 역전세난이 일어나고 있다"며 "전세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대형 아파트는 몇 달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집들도 많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전세 물량
올해 대구 지역 내 입주 물량은 역대 최고치인 3만1천가구. 2000년 이후 대구 지역 입주 물량은 1만~1만7천가구 정도를 오갔으며 올해 입주 물량은 평년치의 2, 3배 정도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월세도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절대적인 입주 물량이 많은 데다 기존 계약자가 자기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포기하고 임대로 전환하는 집들도 유난히 많아지고 있다"며 "입주 물량 중 최소 30% 정도만 임대 시장에 신규로 쏟아져도 1만가구에 이르는 셈"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공사가 팔리지 않은 미분양을 임대로 돌리고 있어 올 겨울철에 접어들면 전세 물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여름 이후 대구 지역에서 미분양 단지를 시공사가 직접 전세로 전환한 곳은 이미 5개 단지에 이르며 입주를 앞둔 10여개 이상 단지에서 미분양 전·월세를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내년 봄까지 시공사에서 임대로 전환하는 미분양 아파트가 최소 2천~3천가구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분양 임대를 추진중인 시공사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전세를 추진하는 단지가 워낙 많아 시공사 입장에서는 향후 전세 세입자 구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떨어지는 가격
역전세난 여파는 전세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입주가 몰리고 있는 달서구 월배 지역의 경우 전세 가격이 몇 달사이 2천만~3천만원 떨어졌다.
이 지역 달구벌 공인중개소 김지영 소장은 "110㎡(32평)형 아파트 전세 가격이 올 봄까지 1억2천만원 정도를 형성했지만 얼마전 9천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입지가 좋은 일부 신규 단지를 빼고는 전세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중대형은 수요가 사라지면서 140㎡(48평)형 전세 가격이 110㎡형보다 경우 2천만~3천만원 정도 높은 정도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수성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학군 수요에 따른 이사 수요가 많은 철이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줄어든 상태로 110㎡형 전세 가격이 올 봄 보다 전체적으로 1천만원 가량 떨어져 있다.
부동산 하우스 김성희 중개사는 "신규 입주가 시작된 일부 단지는 140㎡(48평)~165㎡(50평)형 세입자가 없어 몇달째 빈집으로 있는 사례가 많으며 5억~6억원대 분양가 아파트 전세가격도 2억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입주가 시작된 신규 단지의 전세 가격은 110㎡형은 분양 가격의 40~50% 수준에 중대형은 분양가 30~40%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한편, 전세가 하락은 기존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통계 지수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전세 가격은 2.3% 상승했지만 대구 전세가격은 0.7% 하락했으며 지난 9월 말 현재 전세 가격지수는 2005년 11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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