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 섬유기계전-대구패션페어 첫 동시개최 결산

기계와 패션, 섬유 트렌드 '원스톱' 조망

'제17회 대한민국 국제 섬유기계전(KORTEX 2008)'과 '2008 대구패션페어'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지난 15∼18일까지 4일간의 전시를 마치고 폐막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패션 및 기계로 나뉘어 각각 따로 열리던 것을 동시에 개최한 것은 처음으로, 섬유 생산기계와 한국 섬유 패션의 트랜드를 한 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보았다. 또한 공장과 전시장이 같은 지역에 있는 관계로 바이어들이 전시회에서 본 상품을 공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산지 전시회의 장점을 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섬유 경기 침체와 홍보 부족 등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수 뿐만 아니라 '알짜' 바이어의 수도 크게 줄었다. 또 패션대구를 알리는 축제가 되어야 할 대구패션페어도 참가업체와 일부 패션 관계자들만의 '집안잔치'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ORTEX 2008 성과=이번 전시회에는 제직을 위주로 하는 섬유기계와 의류제작에 사용되는 봉제기계는 물론 외국의 섬유 관련 기계들도 전시돼 섬유 및 봉제 기계의 경향을 한 곳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세계 최초의 섬유 기계들과, 최근 섬유산업이 의류용 섬유에서 비의류용 섬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신제품들이 대거 출품돼 상담과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총 12개국 134개업체 350개 부스(해외 29개업체 40개 부스 포함)가 참가했고, 30개국 357명의 해외바이어를 포함해 8천542명의 바이어가 전시장을 찾았다. 일부 업체들은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4천300만 달러의 상담이 이뤄졌다.

니들펀치머신과 부직포라인을 생산하는 삼화기계(대표 안태영·경북 경산)는 러시아 2개업체에 124만유로와 방글라데시 1개 업체에 120만달러, 서울 1개 업체에 6억원을 판매하기로 계약 체결을 했고, 650만 달러의 상담을 했다. 세계 최초로 롤 타입의 자수기계 'KOREM'과 자수기를 개발해 생산하는 한남 F·A·S(대표 김태기·대구 달서구 이곡동)는 시리아 모로코 바이어 등과 300만 달러의 상담을 했다.

지난 3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매트리스용 원헤드 퀼팅기(누빔기) 자체 브랜드 'DOLPHIN(돌핀)'을 개발한 대흥정밀공업(주)(대표 이규건·대구시 달서구 갈산동)는 전시회 현장에서 이란과 경기도 광주 섬유회사에 3대 18만달러 계약을 체결했고, 깊이 있는 상담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외에도 현장에서 섬유기계 판매 계약액과 상담액은 주최측이 파악한 것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2008 대구패션페어 성과= 이번 대구패션페어는 한국섬유공학회,대구컬렉션,전국대학생 패션쇼 등의 행사와 함께 개최돼 대구패션 붐 조성과 한국 섬유패션의 나아갈 방향을 파악하는데 좋은 자리였다는 평가다. 대구패션페어에는 소재, 디자인, 패션어패럴로 구성된 112개사가 240개 부스를 조성, 9천130명의 바이어가 전시장을 방문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또 지역의 패션인들에게 다양한 패션정보 제공을 위한 행사와 세미너,컨설팅 등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유럽 또는 미주시장진출의 교두보인 중국시장으로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를 위해 중국 백연그룹, 상해 매용진 이세탄, 태평양백화점 등 중국 백화점의 바이어와 대리상 등 124명을 초청해 바이어가 선택한 의류를 전시장 옆 패션쇼장에서 패션쇼를 하고, 1:1수출 상담회를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지도록 했다. 150만 달러의 현장 상담이 이뤄졌고, 지역의 혜공(도호), 대경물산(KDC깜), 진영어패럴(잉어)은 중국 백화점바이어의 입점요청과 상하이 대리상의 적극적인 대리점 전개요청이 있었다. 특히 성연(타라타샤)은 중국 태양·우이 백화점, 상하이 여성의류 총대리상에서 독자 브랜드로 입점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개선점은=KORTEX 2008 참가 업체수와 해외 바이어 수는 지난 16회 전시회에 비해 10여개 업체 30여개 부스와 해외바이어는 14개국 500여명이 각각 줄었다. 물론 업체수와 바이어 숫자만으로 단순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규모의 축소는 구매력이 있는 바이어가 올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한남 F·A·S 김봉철 기획실장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섬유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이번 전시회 규모가 크게 축소된 느낌을 받았다"며 "국내외에서 보다 다양하고 첨단 섬유기계 품목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형 첨단 섬유기계업체들이 전시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야 중소기업체들의 전시회 참가가 많아 질 것이고,구매력 있는 바이어들도 더 많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패션업체 한 대표는 "패션 관련 인사와 소비자들이 전시장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 마련과 따로 분리된 패션쇼 장소와 바이어 상담장소의 통합 필요성, 전문가들을 통한 전시회 방향에 대한 컨설팅의 필요성 등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일부 패션 관련 협회와 업체들의 '집안잔치'이지 대구시민을 위한 패션 축제는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대한민국 국제섬유기계전과 대구패션페어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동시에 개최돼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성과도 있었지만 구매력 있는 바이어 초청 등 과제도 만만찮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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