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입 수돗물, 과연 안심하고 마실 수 있을까?" 정부가 수돗물을 병에 담은 '병입 수돗물'의 시중 판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소독부산물은 물론 발암의심물질까지 검출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 수돗물 가장 미심쩍어=국립환경과학원의 확인 실험 결과,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생산 중인 '달구벌맑은물' 제품에 대한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험에서 시간이 경과할수록 소독부산물 중 유해성이 우려되는 클로랄하이드레이트와 총트리할로메탄의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기준을 초과하지는 않았지만 서울, 대전, 부산, 인천 등 다른 도시의 제품과 비교해 타 도시의 2~5배에 달하는 소독부산물이 검출됐다.
클로랄하이드레이트(수질기준 0.03㎎/ℓ)의 경우 처음 0.0059였던 것이 3일째에는 0.0085까지 높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총트리할로메탄(수질기준 0.1㎎/ℓ)은 처음에 0.008이었던 수치가 하루 뒤 0.128까지 치솟았다가 낮아진 뒤 30일 경과 후 다시 0.0147까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자료를 제공한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병입 수돗물 제품을 만든 시점부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대 10배까지 소독부산물이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제대로 관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병입 수돗물' 시판 계획을 비판했다.
◆발암물질 의심?=심지어 민간단체의 실험에 따르면 발암물질로 의심되는 화학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전국에서 생산되는 '병입 수돗물'에서 검출되고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으나, 환경부가 아세트알데히드를 실험항목에서 빠뜨렸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5, 6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한국환경수도연구소에 의뢰해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병입 수돗물의 수질변화를 조사한 결과 발암의심물질로 불리는 아세트알데히드와 함께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DEHA(디에틸헥실아디페이트), 포름알데히드 등의 환경호르몬 4종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은 "아세트알데히드는 유해화학물질인데 이것이 담긴 물을 마실 경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수도법 13조 등에 규정돼 있는 수돗물 판매금지 조항을 개정하는 법안을 10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사업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먹는 물 생산업체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구시는 2002년 12월부터 '대구수돗물'이라는 이름으로 병입 수돗물을 생산해 오다 2007년 '달구벌맑은물'로 브랜드명을 바꿨으며, 지금까지 30만병의 '병입 수돗물'을 생산해 컬러풀 각종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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