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오 조기 컴백?…홍준표, 역할론 제기

4·9 총선에서 낙마한 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설의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앞장서서 이 전 최고위원 '역할론'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내년 상반기쯤으로 예상되던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이 연말로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연말개각이 이뤄질 경우, 그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나 통일부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도 맞물려 있어 이래저래 조기귀국설은 최근 정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2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돌아올 필요가 있다. 여권이 지리멸렬한 분위기도 있고 하니까 이재오 선배가 돌아와서 여권의 한 축이 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희태 대표도 지난 23일 "이 전 의원도 정치인이니까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여권 내부에서는 내년 초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에 맞춰 내각과 청와대 진용을 재정비해 집권 2년차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이 전 의원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일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최고위원의 한 측근 의원은 "당사자는 귀국 시기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있어야 한다' '빨리 와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창달 전 의원은 이와 관련, "(미국으로)가는 것도 스스로 결정한 것처럼 오는 것도 본인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조기복귀설에 대해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설에 당내 친박계와 창조한국당 등 야당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는 당내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복귀한다고 해서 현재의 위기 정국이 해결된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낙선시킨 문국현 대표가 이끄는 창조한국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석수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이 전 의원은 총선 민심을 두려워하고 좀 더 자숙해야 한다"며 "그의 정계 복귀는 정치 보복과 오만, 독선이 어우러진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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