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美 통화스와프' 체결에 금융시장 반등

환율 떨어지고 국가신용도 개선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체결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최대 220억달러에 이르는 한국 지원 단기유동성 창구개설은 달러 환율 상승, 은행권의 외화자금 부족, 기업들의 달러 사재기 등 국내 금융위기와 부작용을 상당부분 해소시킬 전망이다. 증시 불안도 달러 유동성 부족 등이 큰 요인을 차지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날 대비 47.33포인트(4.88%) 상승한 1,016.30을 기록중이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3.65p(5.14%) 급등한 279.24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개인이 적극 매수에 나서며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오전 10시 20분 현재 100원 이상 빠지는 등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증시는 달러 유동성 문제 해결 소식에 한때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폭등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리고 한국의 신용위험도 역시 크게 하락하는 등 한국의 달러 유동성 문제 해결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4시 30분 현재 1,355원선에 거래돼 전날의 1,420.5원에 비해 65원이나 올랐다.

또 한국의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외평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전날의 5.7%에서 4.7%로 1% 포인트나 급락, 신용도가 크게 개선됐다.

CDS란 채권이 부도날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파생 금융상품으로, 수수료 격인 프리미엄은 부도 위험이 클수록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2천4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가진 만큼 미국으로부터 달러를 공급받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으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다만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증시는 외국인들의 자산 처분이 줄어들고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돼야 상승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된다고 해서 금융위기와 불안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달러 발권력을 갖고 있는 미국 경제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고 국내 금융회사들도 외화유동성뿐 아니라 기타 부분에 대해서도 부실 우려가 있기 때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환율이 경상수지나 자본수지에서 상승할 요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불안감 때문에 과도하게 움직인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계약은 막연한 불안감을 진정시키고 국내 외국환은행의 외화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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